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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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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어 잡이


BY 시한수 2004-02-16


낚싯대를 들고 고기를 잡으러 갈까나,
산과 들을 건너 고기를 잡으러,

 

흐르는 산천, 달리는 차량

 

눈 내린 흔적은 미끄러움을 선사하고
군데군데 황토 빛 색깔만 드리운다.

 

궁둥이가 가벼운 사람 산천과 함께 달린다.
오라는 데는 없어도 갈 데는 많다네,

 

강원도 인제군을 들어서니 빙어 플래카드 보인다.

다른 물고기 추워 잠든 얼음바닥 호수에서
빙어만이 제철 만난 듯 살아서 돌아다니는구나.

 

생긴 것은 멸치만한 것이 겨울의 별미로
전국 각지의 사람을 불러 모은다.

 

바람은 쌩쌩, 몸은 꽁꽁, 발은 동동.

 

그래도 수도권의 뜻 맞는 사람들은 호숫가에 나와
일요일 하루를 즐긴다.

 

두껍게 얼은 얼음을 뚫는다.

 

빙어 잡이 꼬챙이로 팍팍 내려치니 
용암이 분출하듯 물이 얼음 위로 솟구치네,

 

“빌려주셔요. 꼬챙이 좀”

“어! 안되는데 한 번 빌려 주는데 만원만 받습니다.”

 

그러나 빙어에 의기투합한 사람은 그 말을 농담으로
아는지 무조건 가져간다.

 

그래! 가져가도 좋다. 빙어만 잘 잡아서 한 접시만
가져다 다오.

 

오물오물 구대기 한 줄에 여럿달린 바늘에 꿰어서
찬 호수 밑으로 집어넣는다.

 

그놈의 구대기 옷도 안 입은 알몸으로 찬물에 목욕을 하니까
시원할거다.

아마 너희는 빙판 위에서 얼어 죽거나 고작해야 낚싯밥이
될 거다.

 

구멍을 네 개나 팠는데 찌는 꿈쩍을 않는다.
이놈의 낚시가 고장이 났는가?

발로 툭 건들이니 비로소 찌가 꿈틀.

 

주위를 돌아보니,

스노모빌은 뒤에 썰매를 여러 개 달고 호수 주변을
윙윙대며 돌아다닌다. 아이들을 싣고서,

 

빙어는 안 잡히고 주변을 어슬렁거리는데
열에 아홉은 빙어 입질조차 안한다.

 

자리를 옮길까? 갈등이 생기는데 

같이 온 사람이 라면을 끓인다.
소시지에 라면을 넣고 끓이니 빙판위에서 먹는 맛 또한 일품이다.

 

아이들은 빙어는 뒷전이요 얼음판 위에서 썰매 타랴 뛰어 놀랴
시끌벅적 이다.

 

많이 잡은 사람 옆에 꼽사리 껴서 자리를 옮겼다.
얌체 같은 짓이지만 빙어도 다니는 길이 있다고 한다.

 

꿈틀! 비로소 찌가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