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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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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카페에서...


BY 박 라일락 2004-02-14



그 카페에서
우리들의 약속은 없었지만
훗날
언젠가는 만날 거라고 믿었다..

많은 시간이 지난 어느 날
그 카페 앞에 우연히 머물게 되어
자신도 모르게 카페 문을 열어 들어가고
그 자리에서 옛 추억을 그린다.

세월이 나를 속였는가
내가 세월을 기만했는가
청춘은 강물처럼 흘러 흘러
행여 그 사람
이 자리에서 다시 만난다고 해도
우린 서로 모르는 타인처럼
그냥 지나칠까 두렵기만 하다.

나의 여고 3년, 그 시절은
음악 감상실을 참 많이도 찾곤 했었다.
토요일 오후
혹은 시험이 끝나는 날을 우리는 디데이로 잡았고
극장 아님 음악감상실로...
동성로 '녹향'은 나의 오랜 단골
뮤직박스 속에서
싱거로운 웃음으로 나를 반기던
까까머리 디제이 그 남자..
지금쯤 어디에서
나처럼 늙어 가고 있겠지...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를 경험하면서
한 계단 성숙했다고 자만심이었던가
대구에서 이름있는 카페들을 찾았지...
지금은 흘러간 팝송이 되었지만
비틀즈의 예스터데이
쎄드무비 등등...
참으로 좋아했는데...
이젠 모두가 빛 바랜 추억으로 남아 버렸네.

아~
그 카페
그 자리에서
그 사람과 한잔의 커피를 마시고 싶다
우리...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을까..
세월아 말 좀 해 봐 봐 봐 봐...


겨울 잔영이 마지막 몸부림인지
밖에는 세차고 싸늘한 바람이 불어 제칩니다.
이 바람이 스치고 나면
아마
꽃피고 새 우는 봄이
우리 곁으로 곧장 다가올 것입니다.
그 날을 우리 함께 기다리면서...


"에세이 방" 님들.
행복하고 즐거운 주말 밤 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