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는 한달동안 수고의 댓가를 받는 급여가 들어있는 한주였다.
봉급 명세서를 찬찬히 살펴보니 작년 한해 총급여와 연말 소득 공제액이 상세히 적혀져 있었다.
그런데 명세서 기록을 보니 회사에서 연말 정산후 되돌려 받은 세금이 내게 제일 많은 것이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하지만 사실은 서글픔이기도 하였다.
아직 프로 근성이 모자람인지 아니면 애초 케리우먼 자질이 없음인지 세금 공제 환불금이
많은것은 부양 가족이 둘이나 있고 부녀자 공제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반은 착잡하고 반은 한편으로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금융계에서 탄탄대로 잘나가던 남편 그늘 아래 20년 부족함 없이 나름대로 여유스럽게
지내오다 갑작스런 인생길 폭풍우 배멀미 풍랑을 만나 그길로 삿대를 잡고 반듯하게
노저어 어영차 어기 영차~~~
한달 봉급으로 그려보면 아이 아빠가 예전 가져다 주던 월급에 비교도 안되였지만 1년간
소득액이 모아져 눈에 보여지니 큰액수였다.
많이 줄어진 수입이었지만 그 금액에서 경매로 넘겨진 아파트가 너무도 마음아파
주택 청약 저축도 규모있게 알뜰 살뜰 불입하고 딸아이 학비 마련하고
기본적인 의식주 해결하고 얼마나 고맙고 감사한 일인가?
엄마의 힘든 어깨 한짐 덜어주려 아들아이는 군입대하고 고3 딸아이는 수시로 대학에
비교적 수월하게 들어가주고 게다가 직장에 메인몸이니 쇼핑 자주 나갈일도 없었기에
줄어든 수입으로 생활이 가능하였다.
오늘도 오후 시간대에 들어서는 고객과의 통화시간에 얼마나 지치고 힘들던지
순간 순간 만사 포기하고 싶은 나약함이 밀려오기도 하였지만 고개들어
가만 나를 들여다 보니 나는 부양가족이 있는 가장인데 어쩔수도 없고...
사무실 책상 한켠에 친구가 오래전 선물해준 붉은 꽃잎이 그려진 멋진 머그잔에
녹차팩 하나 담그고 시원한 냉수 찰랑이게 부어 답답한 가슴에 벌컥 들이키고 나니
휴~~~~~~~~~~
내가 잘사는 것인지 못사는 것인지 그것은 확실하게 모른다.
어떤 친구는 자식이 다 무슨 소용이냐고 희생하지 말고 나를 위해 살아가라고
그리 말을 하지만 그러나 내가 살아가는 이유, 그 이유는 어쩌면 책임감 그 소중한
나 자신과의 묵비적인 약속의 이행이라 할 수도 있다.
이번주 급여에 대한 금전적 연말 정산 명세서를 받아들고 그것을 바라보는
나에게 있어 한해 열심히 살아온 나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정산을 해보는
의미의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내일은 바쁜 업무가 진행중이라 토요일 근무가 있고 아울로 일요일 마저 근무를
해야한다.
오늘 수고의 땀방울이 언제인가 보람의 열매로 주러렁 가득하겠지?
희망사항 비록 그것일지라도...
ps---->오늘 에세이방님들 서울 모임이 있더군요 하필 근무가 있는날이라 아쉽기만...
다들 보고픔의 얼굴들이고 그리움인데 모두들 즐거운 시간들 갖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