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긴밤 춘천서 아버지와 엄마가 계십니다 . 올해는 큰집도 안가시고 집에서 우리들을 기다리실라나 봅니다 . 이젠 작아진 체구가 더 작아지신 아버지 머리는 희끗하고 어깨는 구부정 하게 활 처럼 휘엇고 수년간 해 오신 붕어빵 장사에 여름에는 강촌에서 아이스 크림 과 물 그리고 음료수 장사에서 무거운거 들고 다니시르라 허리가 아프다못해 이젠 다리까지 아프시다며 밤마다 무릎을 치고 주무르시다 새벽에야 잠이 들곤 하시는 아버지 젊어서 놀기 좋아하시고 생활력이 없으셔서 항상 우리 사남매와 엄마를 힘들게 하고 사남매 에겐 정말 아버지로서 존경도 사랑도 자식으로서의 도리도 못 받고 힘 없이 살아가시는 아버지 .....
언젠가 그 추운겨울날 아버지 와 싸우시고 엄마가 나 한테 와서 아버지 원망으로 한밤을 지새고 우실때 정말 그땐 아버지가 없었음 했던적도 있었다.
까만밤을 엄마의 눈물로 하얗게 새우고 난 아버지 한테로 달려가 소리지르고 달려들었다 .이웃집서 기웃거리고 옆집 위층에서 내려다 보고 지나가는 행인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어도 난 아버지보다 더 소리지르고 대들었다 . 하지만 속으론 울었다 내가 자식인데 저분이 날 세상에 태어나게 해준 아버지인데 하는생각에 내가 크게 잘못함을 알면서도 그저 대들었다 (멀 잘해준게 있어여 공부를 시켰어요 옷을 해 입혔어요 엄마를 꽁보리밥이라도 한끼 편하게 먹게 해줬어요 우리 과자를 사다 줘밨어요 항상 옷은 얻어다 입었고 과자는 구경도 못했고 놀러도 수학여행도 자장면도 어린이날도 명절이라 남들은 좋다는데 난 외 갓집가서 식모 모양 일이나 하고 문지방 옆에서 김치나 해서 밥먹고 설거지는 죽어라 조그만게 하고 집에 올라와서 부뚜막이 따뜻해서 거기 앉아있기나 하고 .... 멀 해준게 있다고 엄마 한테 소리지르고 꼴난 살림 때려부셔요 ? 어디 내가 보는데서 때려부셔바요? 내가 이 잘난 살림 똥뚝깐에서 지게 작때기 갓다가 다`때려 부슬라니까 어디 해바요 ) 아버지는 (그래 내가 해준게 없다 그래서 니들이 나를 우습게 보고 이렇게 나보다 더 소리지르고 그러냐 못된것 같으니라구 난 여기서 죽을란다 )그러셨다 난 (그래 죽어 죽음 내가 내다 버리든지 아님 파묻던지 할테니까 죽어 하나도도 겁 안나 )
난 고래 고래 소리지르고 집을 나와서 내집으로 갔다 그리곤 엄마한테 (엄마 미안해요 나 아버지 한테 소리지르고 대들었어 엄마 ) 나두 ㅇ서방한테 화나서 소리지르고 바가지 긁지만 남이 내 남편 흉보고 욕하면 얼마나 속상한데 그런걸 알면서 내가 그것두 아버지 한테 그랬으니 엄마 많이 속상하지? 엄마맘도 편치 않은데 내가 이러고 왔다고 하니까 아버지가 불쌍하고 내가 밉지? 엄마 내가 잘못했어 그리고 미안해 괜히 엄마가 화가나서 나 한테 와서 넋두리 한건데 내가 이렇게 만들어 놔서 ......) 엄만 아무소리 안하시고 방바닥만 보고 우신다
항상 당신만 생각하고 당신만 배부르면 세상에 걱정도 신경도 자식도 부인도 없는 우리 아버지 어떻게든 편하게 앉아서 돈 벌생각만 하시고 큰 돈만 생각하고 맛있는것만 생각하고 먹는거라면 한 밤중에도 코를 골고 주무시다가도 누가 와서 밤참이라도 먹을라치면 대번에 일어나 앉아서 (나두 줘라 조금 먹게 )하며 상앞에 앉으시는 아버지 우리집에 와서도 일지감치 주무시다가 울랑이 와서 야참이라도 먹음 금방 일어나서 잠에서 덜깨서 뻘개진 눈으로 식탁에 앉아서 (숟가락좀 줘라 먹게 ) 하시는 아버지 생각은 일곱살 같다 세상에 걱정거리가 없다 자식이 아프거나 돈이 없거나 고생을 하거나 힘들거나 어렵거나 전혀 생각조차도 않하신다
아버지가 걱정하고 애달퍼하고 지극정성인 것이 하나있다 그건 (개) 다 똥개 누렁이 누런털이 반지르하게 난 잘 생긴 개다 아침에 일어나서 개울가에 똥 뉘러 데리고 나가고 아침 에 춥다고 밥을 데워서 먹이고 털에 빗질해주고 가려운데 긁어주고 어디가든 그 큰개를 차에 태우고 다니신다 항상 먹을거있음 누렁이부터 챙기고 다음에 우리를준다 저녁에 잠들때도 우리 자는거 보고 자는게 아니라 그 똥개 오줌누키고 그리고 자리 다시 봐 주고 그리고 누렁이가 앉음 항상 (잘자라 누렁아 ) 그리고 인사까지 잊지않고 들어오신다 우리한테 저렇게 누렁이 한테 하는거 반만 해줬음 하는생각이 많이 들었다 자장면을 잘 먹는다고 시켜서 주고 어디 우리와같이 외식을 해도 누렁이 생각에 급하게 드시고 이것 저것 싸서 급하게 집으로 가신다 우리가 먹을것도 조금씩 갓고 가신다 정말 그 아버지 한테 받는 그 사랑이 나는 부럽다 그러니 자식들한테는 존경도 없고 사랑도 없다 그저 호적상 아버지니까 아버지라부른다
그렇게 생각하고 세월이 흘렀는데 이제는 그런 아버지가 해가 바뀔수록 불쌍하다 왜 우리들을 고생시키고 이뻐해주지도 않았는데 불쌍한 생각이 드는지 정말 미치겠다
가끔씩 집에 가면 기운도 없고 한 가족의 가장의 권위는 하나도 없이 그저 우리 눈치만 보시는 아버지 멀리서 티비 채널도 없이 우리보는데로 아니 손주들 보는데로 보시고 식사도 우리가 드시라 하면 드시고 그것도 겨우 한 공기 국 한그릇 그리곤 이내 자식들 과 손주들 때문에 담배 한가피 못피시고 얼른 밖으로 가지고 나가시는 아버지 그 아버지 뒤엔 그 누렁이가 꼬리를 치고 따른다 아버지 얼굴을 보면서 ......
크게 말씀도 못하시고 당신 의견도 또 자식들한테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도 못 하시는 아버지 올해 벌써 71살 되신 이젠 꿈도 야망도 욕심도 없어지신 우리 아버지 ...
우리 사남매 모이면 새벽이 다 되서야 잠든 우리들 깰까바 새벽잠 없으신 아버진 티비 소리를 다 죽이고 그림만 보고 계신다 작은 등치가 더 작아보이는 등짝이 구부정 하다
그래도 저 몸으로 저 등치로 잘했거나 못했거나 우리 사남매 키워서 다~보냈는데 하는생각에 눈물이 납니다 사남매가 아님 나 한테라고 큰 소리 처 보시지 삿대질을 하시며 아버지의 권위를 찾아보시지 왜 그리 안하시고 이렇게 사시는지..... 하다못해 ( 내가 없으면 이 세상에 니들이 있냐고 )소리라도 지르시면 어떠셨을까 하는생각이 이제사 든다
이제 살 날보다 갈날이 얼마 안남은 아버지 올해는 좀더 여유롭게 건강하게 지내셨음 하는 바램이다 정말 미워하는맘만 있었으면 내 맘이 이렇게 새해 전날 미치도록 아프지는 안을텐데 왜 불쌍한 맘이 생기는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