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논 사이 바람은 죽었고 난 아직 살았기 때문에 장사 준비를 한다 팥,오뎅꼬치,앞 치마 그리고 장갑 젤 중요한 반죽은 신랑이 해준다 무거운 물 준비도 신랑이 하고 오뎅 박스에서 꺼내서 가져갈 박스에다 옮겨담아서 차에 실어서 장사하는데까지 갖다놓는것도 신랑이다 추운날 새벽 대충 입은 옷에 하얀 밀가루 반죽을 물에 게어 돌리고 또 돌리고 까스불에 올려논 마가린이 녹으면 다시 합해서 돌리고 이렇게 해서 통에 담아 내 장사하는데까지 갖다 주면 난 그저 파는일뿐이 없는듯하다 하지만 오뎅 국물이 어디 맘대로 손님들 입맛에 맞으랴 다 내가 이것 저것 다~넣고 간보고 먹어보고 물 양하며 불 조정하며 나두 만만치 않다 거기다 밥하고 빨래 청소 설거지 햐~고 거기다 뒷 산에 있는 약수물 떠다놓는것 까지 장사 끝나면 장사 뒷 설거지 그리고 또 낼 장사 준비며 그 놈의 아침 밥 준비 마당에 묻어논 김장김치 꺼내서 썰고 통무 자르고 나 씻고 그래도 돈이 벌리서 아끼고 아껴서 저축하고 늘어가는 재미에 내가 살고 신랑이 애껴줘서 살고 아들놈이 잘 크고 착하게 쭉~나가니 내가 산다 죽어라 장사에 매달리고 사는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가면 신경쓰이고 반죽통 얼마나 남았나 보고 발 시려서 애쓰고 오뎅 (어묵)을 꼬치에 꽂아서 솥에 넣고 붕어빵 틀에 붓고 팥넣고 다시 반죽 붓고 돌려서 한바퀴 돌면 노릇 노릇 궈진놈 골라서 전시하고 주둥이 뭉그러진놈 꼬리가 없어진놈 한쪽 꽃이 떨어진놈 그런건 버리거나 내가 먹는다 아님 덤으로 주거나 하지만 시커멓게 탄것들은 놈들축에 끼지도 못하고 버린다 아이스 박스로 된 휴지통에 쑥~~~ 속으론 아고~저거 안탓으면 얼마치인데 하고말이다 한낮의 손님이 없고 시간은 흐르고 난 맥도 빠지고 춥다
오늘도 여지없이 그런 시간이 올거고 난 피할수 없는 곳에서 그저 시간에 치인다 지나가는 차소리에 치이고 지나는 행인들 눈속에서도 치인다 담배 연기에 치고 술 넋두리에 또 친다
얄팍한 햇살이 나를 치지 않으려 하지만 내가 그 속에 치여 버린다 그리곤 이내 꺼먼 밤이 나를 잡는다 하루종일 친 나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