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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후유증으로 시달리는 코알라 살처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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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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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무거워...


BY 우체국 2004-01-08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노인들도.....

 

젊은이도....

 

아이들도.....

 

바로 앞

내 어머님 같으신 할머니

세월에 눌린 허리가 등에 누른다

 

그 옆으로 사십대 정도의 아줌마

봇짐 같은 보따리 이고 따른다

 

계단을 다 내려서서

"고맙소"

"고맙소"

"할머니 어떻게 이 짐을 가지고 가셔요"?

"이고 가면 되"

"걱정마"

"어여가시게 어여"

손짓으로 보내고 있다

 

 

할머니 처녀때  물동이를 이고 다녔을 것이고

방앗간으로 곡식을 빠러 이고 갔을 것이고

도토리 따서 이고 왔을 것이고

땔감(갈피)긁어 이고도 왔을 것이며

피난 길에 소중했던 재봉틀이고 가셨을 것일까?

 

그때 부터 목에 힘이 생겨 지금도 이고 다니시는가

보따리 머리에 이고 세월 머리에 이고

고마움에 가벼워진 그 보따리 

그림처럼 슬며시  멀어지는 할머니를 보며

 

할머니의 세월속에

숨어살던 할아버지가 생각나고

아들 노릇 한다고 집에만 있으라는 아들 눈치가 따라오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손자를 독차지하는

컴퓨터가 원망스러워

오늘

보따리를 이고 시장으로 나오신 것 일까

 

초롱하던 정신도

살림살이도 부엌일도

며느리의 마음에 귀찮음만 주는 것을 .......

 

그저 무거운 할 머 니

보따리에 꼭꼭싸서  지하도를 건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