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저의 남편의 마흔네번째 생일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시동생도 이날이 생일이지요
저의 시어머님이 저의신랑 낳고서 아들생일에 또 동생을 보게 해주신거지요
참 이런 인연도 기막히지 않을까요
저녁에 동서네한테 전화나 해봐야지요
오늘아침 출근하는길 분주하지만 모처럼 미역국에 간단하게 아침상 차려주었지요
항상 먼저 출근하는관계로 아침은 저녁에 해놓은 밥과 국으로 알아서 차려먹고 가는 기특한 신랑이지만 이날은 웬일인지 저보다 늦게 출근하길래 생일인데 마침 잘됐다고 하고 차려주었는데 그아침에 내려오신 저의 친정어머니 생일인것도 모르시더군요
제가 생일이라고했는데
"아들생일도 잊어먹고 지나갔는데 뭔 사위생일까지 챙기냐"
그러시더군요
참 일순간 우리신랑 서운했겠다 생각했는데
우리신랑 말하기를
나도 모르고 있었는데 그냥 미역국 끓였구나만 생각했다고 말하더군요
하여튼 뭐 그런것이야 좋았는데
오늘은 토요일 제가출근하는 토요일인데 저의큰애가 요즘 오후마다 놀이치료 받는것 있어서 제가 출근하는 토요일은 저의 친정어머니가 데리고 병원가시거든요
전 시간되면 직장에서 병원으로 가서 같이볼때도 있고 어떤때는 그냥 친정어머니한테 맡기기만 했는데 그이야기를 했더니
"나 오늘 병원 못가"
그러시네요
오늘이 약장수 경품잔치하는날인데 거기서 하루종일 있으신다고 하네요
어제는 오전만 있어서 오늘택배올것도 그냥 이웃집사람 부탁해서 받을려고 했는데 그이야기들으니 일순간 화가나더군요
"뭔 약장수한테 하루종일 가있어 왜그래"
하면서 소리지르고 말았네요
저의 친정어머니 화가난 눈치신데 사위생일이라고 아무소리 안하시는 눈치시더군요
그러고나서 출근하려는데 세상에 이게 뭔냄새가 내가 제일싫어하는 담배연기가 솔솔 제코로 들어오더군요
현관문 열고 나가니 복도에 담배연기 자욱
일순간 밀려오는 화에
"어떤놈이 여기서 담배 퍼"
소리를 빽질렀는데 나가서보니 얼핏뒤돌아보는 이층 아저씨 자기차에 탁 오르더군요
범인이 그아저씨고 제소리를 들었던것이죠
일순간 좀 미안한 마음은 들었지만 그래도 그건 아니잖아요
매너없이 다가구주택 복도야 현관하고 바로 밀접해있는데 자기네 층도 아니고 우리집 복도에서 담배피었으니 잘못한것은 맞는것이지요
그아저씨인것 알았으면 소리 안지르고 나중에 이야기하면 됐는데 뭐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요
나중에 만나면 사과하고이야기해야지요
정말 이렇게 시작한 하루의 클라이막스
핸드폰으로 걸려오는 전화
택배기사의 전화가 기가막히네요
저의 시어머님 지금 시누네집에 계신것이 미안하셨던것인지 아들생일이라고 떡을 부탁해서 부치신 모야인데 그게 글쎄 택배회사의 실수로 다른도시로 갔다고 월요일에 받으면 안되냐고 전화온것 아니에요
아니 다른것도 아니고 음식물을 이틀이나 지나서 받으면 말이되요
그것도 노인네가 아들생일이라고 부탁해서 맞춘 떡을 오늘 생일날 먹어야하는데
너무 기가막혀서
"아저씨 노인네가 시골에서 아들생일이라고 부친떡을 이틀이나 지나서 주겠다는것이 말이되요 오늘중에 해주세요 "
하고 전화를 끊었는데 다시전화와서 오늘중에 보내주겠다고하는데 기다려봐야지요
정말 아침부터 일이 이렇게 꼬이니 참 난감하군요
아마 그생일떡도 오기는 오겠지요
저녁까지 기다려보고 애들이랑 생일축하해야지요
그런데 사실 올해 제생일은 우리신랑 기억도 못하고 그냥지나갔는데 우리신랑 생일날에 잊어먹지 않게 에피소드 만들어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