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나의 남편의 인정머리없는 성격때문에
너무 속이 상해서 이렇게 글을 쓴다
며칠전 부터 우리 동네에 김장이 시작 되었다
이렇게 김장을 누구네 집에서 한다고 하면 연달아서
이집 저집 날짜가 정해지면서 우리 이웃 친구들은
연레행사로 김장 품앗이 들어간다
먼저 맨 끝집 동우네 집
배추 25포기 절이기부터 시작해서 쪽파 다듬기 갓 미나리
무우 손질해서 씻어 건져놓기
그리고 저녁들 먹고는 칼과 도마를 옆에 차고 달빛 밟으며
채 썰러 간다
말이 채 썰러 가는거지 사실 낯에 다 못한 수다 떨으러 가는 것이기도 하다
물론 남편과 아이들에게 허락된 밤 마실이라고 해야 맞다
밤 늦게까지 입이 아프도록 웃으면서 무우와 양념거리 준비해놓고
집에와서 잠을 자고
아침 남편 출근 시키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설겆이도 하는둥 마는둥
빨간 고무장갑 들고 동우네로 향한다
그리고 양념 버무리고 배추 속넣으며 또 어제 하던 수다 이어서
배꼽을 빼 놓다시피 웃는 가운데 어느새
김장이 끝나간다
그러면 주인 아줌마 돼지고기 삶고 선지 국끓이고
콩을 넣은 햅쌀 밥해서 따뜻한 밥상을 차린다
우리사총사 아줌마들 뒷설것이 까지 깨끗이 마무리 해주고
배 두둘기며 점심 잘먹고 한집 김장 긑
다음은 지혜네 배추 절여 주기
다음날은 우리집
그 다음날은 재희네 이어서 세순이네...
마지막으로 몸이 아픈 연탄집 아줌마네가서 50포기
이렇게 일 주일동안 하고 났더니
온 몸이 안 아픈데가 없다
결국 나는 몸살에 허리병이 도지고 말았다
그래도 전 이웃들과 사이좋게 품앗이하는 즐거움으로
마음이 얼마나 뿌듯 했는지 안해본 사람은 이기쁨을 모른다
그런데 마지막 김장을 하고 난 날 저녁이었다
남편이 퇴근해서 집에 왔길래 김장 속하고 돼지고기 삶은 것으로
밥상을 차렸더니 입이 터져라고 아주 맛있게 밥을 두 공기나
먹더구만...
그런데 밥상을 들고 나가다가 어찌나 허리가 아프던지
나도 모르게 아이구 허리야 소리가 저절로 나오는 것이다
그랫더니 이남자 상을 내다 줄 생각은 않고
나를 아래위로 훝어 보더니 아주 냉정한 눈빛으로보면서
"자알 한다 누가 그렇게 빨빨 거리고 김장 하러 돌아다니라고 했느냐"는
것이다
세상에 자기 마누라가 아프다고 하면
어디 아프냐고 한마디쯤 부드럽게 물어봐야 하는것 아닌가..
아니 사람 이 혼자 살수 있냐구??
사실 우리 김장은 62포기나 했는데 말이지
이걸 혼자서 할려면 얼마나 힘드는지 ....
다들 니일 내일 할것 없이 서로들 도와서 하다보니 힘드는줄 모르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는 것인데 말이다
이 남자 원래 냉정한 편이긴 했지만 이번엔 너무 서운 해서
아무 말하지 않고 혼자서 수돗물 틀어놓고 질질 짜면서
이래도 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곰곰히 생각을 햇다 ,,,집어쳐??!!
이것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너무나 인정 머리가 없어서
속이 상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이젠포기할때도 되었는데 그래도 몸이 아플때 그러면
그때가 가장 서러우니 나도 이젠 늙어 가나 보다
정말 독해 질때가 되었는데 ....
그래도 살아야 겠지.....
아 열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