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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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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다는것은


BY 산난초 2003-11-30

모처럼 한가한 시간이나서 바람을 쏘일 겸 십여분도 안되는 거리에있는 바닷가를 갔습니다.

겨울바다는  거센 파도와 하얗게 부서져 퍼지는 물보라가 바닷가의 백사장을 무인도로 만들고, 파도의 자욱만 남기며 성난 모습으로 육지의 뼈대를 할퀴고 있었습니다. 꽤 높은 파고의 높이는 사람을 범접 못하게 위용을 부리며 거센물살로 훠이훠이 접근금지를 소리칩니다.

 

두려운 공포심에 모래땅은 딛지도 못하고 상가의 옥상에 올라서서 멀리 수평선을 바라보니 가슴속이 편안함과 쓸쓸한 공허로움이 밀물처럼 쑤욱 안으로 밀려오는듯 합니다.

 

오랜 투병중이던 남편과함께 온 바닷가는, 아직 병약한 남편에게는 바람이 차가워 오래머물지 못하고 넋나간 마음맘 남겨놓고  돌아서야 했습니다. 전혀 낭만적이지못한 사람과 별 느낌도 없는 동행은 한쪽의 배려가 아님 평생을 포기해야하며  길을 가야합니다.

그것도 고통중의 하나임이 분명한데 명분으로 세우지 못하고 운명이라는 것으로 순응하자니 때로는 서로에게 못할짓 같은 버거움으로 무겁게 견디며 살아가자니,  항상 과중한 무게로 버티며 살아가는  답답함으로 나를 힘들게 합니다.

 

산다는것은 이렇게 조화롭지못한 불행을 안고서도 풀어낼 수 없는 숙명과함께 조금씩 무뎌지는  ,그러면서 익숙해지는 연습을 하며 같이 있어도 혼자라는 외로움을 느끼며 살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젊을땐 아웅다웅 도토리 키재기같은 어리석음으로 무척이나 타투며 살았는데, 이젠 그마저

체력이 안되어 수용하며 조금 너그러워진 여유로,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서로의 단점을 덜 끄집어내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바라봐주며 측은지심이라는 미명하에 덜 부대끼며 살아가나 봅니다.

 

그냥 인생의 허무를 느낀것도 아니고 쓸데없는 에너지를 소비할 여유가 얼마남지 않음을 깨닫고 있어서 인지도 모릅니다.

서로에 덜 간섭하고, 때로는 너무많이 포기하고 , 어느것은  서로를 의식하지 않고 묵인하며 속내를 들추지않고 모르는척 지나치기도 합니다. 부딛치기 싫어서 일 것입니다.

 

어느것 하나 일치하지 않는 상반된 성격으로 야속히도 다른모습에 너무도 힘들었는데,  엉뚱하게 생각된 것은, 그래서 우리의 생명이 연장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하게되고. 정반대 로 피 터지는 고생을 하게되는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드는건 사실입니다.

내 인생의 길이겠거니 받아 들이는데는 너무도 한 참을 지난뒤에야 깨달았습니다.

 

나 아니면 거두어 줄 사람없는 불행한 사람 , 그 아니면 내 인생도 별 볼일 없을터인데 그 사실을 까맣게 잊고,  내 반쪽은 어디에서 잘 있을줄 알았던 어리석음으로 참 우습게 살아왔던 자신이 지금도 생각하면 혼자 속으로 웃음짓곤 합니다.  

 

머리에 서리가 내려지는 이제서야 그가 나의 빈쪽임을 인정하고, 잘났던 못났던 그  모습이 나의 일부임을 자각하고 얼마나  부끄러운지, 내가 가꾸어 주어야할 진정한  나 자신의 모습이 그사람 에게 있음을 느끼며 세워주고 싶지만 , 과연 그렇게 될까요? 

 

고쳐지지 않는건 어쩔수 없읍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그건 불가능할 테니가요. 나와 영 다른점 , 그건 그사람의 개성이겠지요.그 사람도 나에게서 힘든 모습들로 괴로울 테니까요. 내가 좋아하는데 그사람이 싫어하는 것들도 있을테니까요.

 

아직은 나의 배려를 아니 대접을 받아야할 처지인데, 일에치어 힘들어 늦게 일어나는 나에게 잘 못하는 솜씨로 밥을지어 상을차려 갖다줍니다.

내가 집에서 게으름을 피우니 어쩔 수 없이하는 살림이 그 사람에게는 행복을 주나봅니다.

엉터리 반찬을 해 놓고 싱글벙글 하는 모습에서 삶의 자유와 행복을 느끼는 사람, 조금은 못나 보여도 , 조금은 한심해 보여도, 지친 나에게 그는 작은 의지임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