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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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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풍(아컴에서 만난 인연)


BY 바늘 2003-11-30

잔잔한 감동이 흐르는 방, 아줌마이기에 전문 글쟁이가 아니라도 생활속의 생생한 

삶의 이야기를 맘편하게 쓸수 있다는 이곳에 수월한 발걸음을 한지 여러해이다.

 

처음 이곳 싸이트에 문을 두드릴적 출근하는 남편이 신문에서 여성 전용으로

아줌마들을 위한  싸이트가 오픈했다는데 한번 찾아 보라고 했었다.

 

그당시 워드가 얼마나 느렸던지 독수리 타법으로 한자 한자 토닥이는데 참으로

답답하고 시간도 오래 결렸었다.

 

새벽부터 일어나  아침 일찍 아이 아빠가 맡고 있는 지점에 직원들을 위한 빵과 과자를

오븐에 직접굽고 보따리 보따리 먹을것도 많이 만들어 보냈다.

 

억대의 연봉을 받았던 증권가의 고급 샐러리맨

 

탄탄대로의 앞날만이 빛으로 남기를 바랬으나  그저 이제는 지난 시절의 초원의 빛과

꽃의 영광으로만 남음이다.

 

행복했던 날들에 그림도 그렇지 않았던 날들의 그림도 이곳에 그려가면서 웃음과

눈물이 고스란히 베어 있는 곳이다.

 

그런 날들속에 어느날~

 

이곳에서 나보다 서너살 위인 조용한 언니 한분을 뵙게 되었다.

 

처음 그언니는 에세이방에 나의글을 종종 본다며  본인은 수원에 살고

있는데 부끄럽게도 나에게 바늘님 팬이라고 했었다.

 

아컴에 발걸음을 하면서  정겨운 대한민국의 아줌마들을 글로, 실제로도 많이 만나게

되었다.

 

아컴의 사장님 영자씨(전에 이렇게 편안하게들 불렀음)도 그랬고

더욱 고마운것은 담낭 수술로 병원 입원중일때 서방님 대동하고 직접 병문안도

와주고 라일락언니와는 발가벗고 목욕까지 했으니...

 

라일락 언니는 바다 내음 물씬거리는 영덕 강구의 포구에서 막연히 남자들만의

전용 직업이라 생각해왔던 어판장 중개인이라 하셨는데 실제로 만나보니

우락 부락의 상상적 이미지는 완전히 부서지고 곱디 고운 언니셨다.

 

언니가 서울 나들이를 첫번에 오셨을때 기억나실까?

 

노랑의 화려한 핸드백인지 손가방인지 언니에게 첫만남의 선물로 준비하고

설레임으로 해후를...

 

아이 아빠가 힘들어 할때 정많은 라일락언니 이곳에 애들 아빠보라고 격려의

글도 올려주시고 전화로 나에게 그럴 사람이 아니니 잘 살아야 한다며 많은

다독임도 주셨었다.

 

아컴의 인연으로 만났던 수많은 인연의 고리들~~

 

이제 그중에 소중한 고리 하나를 떨구게 되었다.

 

실비언니~~

 

어쩌면 더 강한 고리를 가슴에 얹게 되었는지도 모르지만...

 

건강하던 언니가 어느날 가슴에 종양이...

 

학교 선생님 같은 분위기에 차분하고 정말 어디하나 버릴곳 없이 푸근했던 실비언니!

 

병원에  계실때 퇴근길 병문안을 갔었다

 

언니가 육체적으로 병마와 힘겨루기를 할때 나는 정신적으로 너무도 힘겨웠기에

언니를 만나고 오면서 오히려 내가 위안을 받고 왔던 날이었다.

 

중앙병원 로비에서 서로 화이팅을 외치며 우리 잘살아보자고

그리 다짐을 했건만~~

 

실비언니!

 

라일락 언니 말대로 이세상 소풍 끝내고 지금 어느곳을 걸어가고 계시옵니까?

 

한번더 언니 얼굴 뵈옵지 못하고 그리 이별 한것이 못내 아쉬움으로 눈물만

떨구었습니다.

 

언니를 그리워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동그란 안경쓴 언니를 그려보는 정겨운 사람들이 있습니다.

 

언니가 살던 수원에 꼬옥 한번와 막걸리 한잔 건네어 준다던 인상 좋던 언니의

서방님~ 그 형부도 지금쯤 얼마나 힘들어 하실까요?

 

언니의 어여쁜 딸들도 그렇구요~

 

실비언니!

 

부디 꽃들이 활짝피고 새들이 우는 천국이 있다면 분명 그곳에 계시리라 믿습니다.

 

언니가 휠체어로 산책길 모섰던 언니의 시아버님도 만나셨을 터이고...

 

실비언니!

 

누구나 가야하는 길

 

그날이 언제일지 모르지만 우리 다시 만나겠죠?

 

이세상 소풍길이 행복했노라 웃음 짓는 언니의 얼굴을 애써 떠올려 봅니다

 

언니야~~ 안~녕~~ 

 

평화의 안식을 얻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