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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20

자식.


BY 억새풀 2003-11-26

이제 한 보름 정도 되가나  보다.

여고 들어 가서 첨 하는 가을 축제라 지 딴에는 엄청 기대에 부풀어 있고

온통 하루를 축제와 연관 시켜서 축제로 마무리 하는것 같이

아무튼 축제 환상에 푹 빠져 있다고 하는게 딱 일것이다.

 

서예부에 들어가서 못쓰는 붓 글씨 연습 한답시고

밤 늦게 들어 오기를 여러번 하고 무슨 선배님들이 그렇게 무섭은지 규율도 엄하드라.

선배 언니 무슨 직속 상관언니 하면서 축제 준비 하는데

옆에서 지켜보든 이 어미 맘도 덩달아 웃었다  울었다를 반복하며 드디어 고대하든 축제는 시작 되었다.

 

어렵게 어렵게 정말로 뒤지게 손아구 힘 줘 가며 열심히 쓰드니만

결국은 막바지에 가서 선배 언니가 지  작품도 걸게 해 준다며 너무 좋아 어쩔줄 모르고~~~~~이 어미도 덩달아 좋고~~~~~~

 

하여간 그렇게 축제는 스타트를 끊게 되었다.

첫날은 밤 10시가 다 되어 들어 오면서도

아이의 얼굴은 함박 웃음이 피어 있었다.

피곤하지 않느냐는 말에 그냥 쪼끔 이라 하며 그래도 재미 있었다는 아이.

오늘 멋있는 퀸카 한 명이 왔었는데 내가 너무 떨려서 설명도 제대로 못해 줬다며 아쉬워 하든 딸 아이.

사탕 하고 쵸콜렛 팔아서 9000원이나 벌었다 면서 이거 모아 끝나는 날 뒷풀이를 한다고 신나 하며 재잘대고~~~~~~~~~~~.

 

둘쨋날도 밤 10시나 다 되서 들어 오고

오늘은 어제 보다는 설명도 잘 했다며 자기가 멋있는 남학생 오면 먼저 인사도 하고 그랬단다.

드디어 마지막날.

축제 마치고 집에 와서 8시 30분에 친구들 만나기로 했다며 좀 늦게 들어 온다고 엄마 걱정 하지 말라고 내가 다 알아서 한다나~~~~~참내!.

 

그래도 한 11시 까지는 들어 오라고 넉넉하게 시간을 줬는데도 딸 아이는 무조건 12시 까지는 들어 온다고 제발 자기를 믿으라고 큰 소리 떵떵 친다.

하는수 없이 "그래 엄만 똥정을 믿는다 알았제?"

의 한 마디로 무언의 압력을 주고 딸 아이는 기분 좋게 집을 나섰다.

(저거들이 가봤자  노래방이쥐 호호호)

그렇게 딸 아이는 집을 나갔고 우리는 그냥 티브이를 보고 있었다.

 

9시 뉴스가 지나 가고 역사 드라마 무인 시대도 후딱 보고 나니 벌써 11시가 다 되간다.

슬슬 전화기에 귀가 쏠리고 현관문 쪽으로 고개가 돌려지니 초조해 지기 시작한다.

드디어 인내심은 깨지고 전화를 한다.

"똥정!어디야 왜 아직 안와?......여보세요 정 친구데요 지금 가는 길인데요.....그래...정아는       ......."뚝. 끊겨 버린다.

이상한 느낌에 또 다시 전화를 한다.

"여보세요.....아 네.....인제 집 앞에 다 왔는데요 ....알았다."

위에 잠바를 하나 걸치고 서둘러 집을 나섰다.

저 앞에 아이들 몇명이 보였다.

 

근데 세상에 이럴수가 내 눈 앞에는 도저히 용납이 안되는  절대적으로 용서가 안되는 그 상황이 날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아이가 술에 취해서 걸음도 제대로 못 걸어서 친구들 둘이서 부축을 해 가지고 힘들게 오는 것이다.

참으로 황당하고 이 보다 더 세상에 기막힌 일이 있을수 있나 싶엇다.

세상에 이런 배신감! 정말로 그 기분 참으로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었다.

 

나도 모르게 손이 부들 부들 떨림을 알았고

그래도 냉정을 되찾을 수 밖에 없엇다.

어떻게 된 거냐구 묻는 말에 노래방에서 놀았는데 우리 딸 아이가 술을 좀 많이 먹어서 그렇다고 했다.

하여튼 난 그 아이들에게 데려다 줘서 고맙다고 하고 조심해서 가라 했다.

난 딸 아이를 부축하지도 않았고 정신 차려서 똑 바로 걸으라고만 했다.

취중에서도 약간은 정신이 드느지 마는지 엄마 미안해 미안해 를 한다.

 

방에 들어 가자 마자 아이는 침대에 쓰러져 잠이 들었다.

도대체 이 상황을 어떻게 받아 들여야 하나?

내가 저 한테 어떻게 하는데?

다들 우리 사이를 각별하다고 시샘아닌 샘을 내는데......

그런데 감히 나 한테

이런 실망을

이런 분노를

이런 배신감을 감히 지가 어떻게.........

 

그 이튼날 난 말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그냥 얼큰한 김치국 긇여 주고 꿀물을 몇번 타 주었다.

그 다음 날도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

몇날 몇일을 아이와 말 한마디 건네지 않았고

보느둥 마는둥 하며 소 닭 보듯이 지나갔다.

남편은 그러지 말라며 다시는 그렇게 안 할꺼라며 첨 이니 용서 해주라 하지만.......도저히..

 

며칠이 지나서 아이는 작품을 가지고 왔다.

사랑이 어짜고 저짜고~~~~~~~한글로 또박 또박 적어 났는데

이거 쓸려고 그렇게 시끄럽게 이 애미 속을 다 태웠나 싶어  코 끝이 찡 하였다.

둘둘 말아서 책상 서랍 한 쪽에 밀쳐 두었다.

 

한 일주일이 그렇게 지나고 나니 나도 내 맘의 뭔가 정리가 되기 시작 하였다.

점심 시간에 맟춰 메세지를 띄웠다.

이쁜 겨울 배경에다 "엄마는 우리 정아를 너무 사랑한다 알지?"

이 한 마디로 너에 대한 용서를!    

너에 대한 사랑을!

모두 일깨워 주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 이 애미의  정성에도 아이는 아무 반응이 없었다.

내심 걱정이 되었다.

(내가  넘 심했나?그냥 왠 만큼 하고 말껄....)

며칠후 오히려 이 애미 속이 타서 딸아이에게 웃음을 찾아 주자 하며 애교 떨기에   들어 갔다.

참 이게 무슨 꼴이람? (똥낀 놈이 썽 낸다고 참 내~~~~~~~)

아이는 기어 들어 가는가는   소리로말한다.

"엄마가 나 한테 너무 실망 한거 같아서 ......그리고 나도 나 자신한테 너무 실망해서.....

엄마한테 뭐라고 할 말도 없고......엄마 맘 풀릴때 까지 그냥..........

"똥정! 엄마 맘 알지?....응.....그라믄 됐다 .이제부터 기운 좀 내라. 푹~~~죽어 있지 말고...정아는 웃는 얼굴이 훨씬 이쁘다. ok?응 엄마 미안해 "

 

이렇게 하여 우리 사이의 암울한 냉전은 끝을 맺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내 맘 속에는 자식이란  뭘까?에  어떤 정의가 내려 지지 않는다.

오늘은 둘둘 말아서 쳐 박아둔 그 작품을 꺼내어서 어디 참 한 곳에 걸어 두어야 겠다.

<사랑하는 자들아~~~~~~~

 

*도저히 맘 속에 담아 두기에는 내 그릇이 터무니 없이 작아 이 자리를 빌리니 님들 이해해 주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