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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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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층에서 내려다본 아름다운 정경


BY 조약돌 2003-11-12

어제 날씨 만큼이나 마음도 뒤숭숭 하던차

바람부는 소리에 이끌려 배란다로 향했다.

밖을 내려다보니 비바람에  떨어진 노오란 은행잎과

빨간 단풍잎이 많은 차위에서 마지막 가을을보내는

향연을 여는듯했다.

그 정경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정신없이 한참을 내려다 보고 있는데

 

잠시후 앞동에서 얼핏보아 70세는 돼 보임직한

노 부부가 서로 의지 하면서 걸어 나오시는 것이 보였다.

자세히 보니 걸음걸이가 불편하신 할머니를

한손엔 양산같아 보이는 초록 바탕에 빨간 꽃무늬가

선명한 우산을 받쳐들고 또 한손으로는

할머니를 부축하며 걸어 나오시는 할아버지 할머니 모습였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부축하던 손으로 얼른 차문을 열더니

운전석 옆자리에 할머니를 앉혀 드리고는

그때부터 하얀 차위에 떨어져

꼭 코팅 해놓은듯 찰싹 붙어 있는

노오란 은행잎을 한잎두잎 떼어내기 시작 하셨다.

 

수없이 많이 떨어져 있는 은행잎을

차 앞에서부터 꼼꼼하게 한동안 떼어 내시더니

몇잎 그대로 남겨 두었으면 하고 내려다보는 내 마음과달리

마지막 한잎까지 다 떼어 내신 후에야

차에 오르시는 것이었다.

 

차에 올라서도 옆좌석 할머니의 안전밸트를 확인하신후

그제서야 시동을 거셨다.

할머니를 태우고 아드님 집으로 향하시는 것일까?

아님 따님 집으로 향하시는 것일까?

그것도 아님 불편하신 할머니 모시고

병원으로 물리치료 가시는 것일까?.........

 

아주 천천히 아파트를 돌아 나가려는 차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바람은 이 두 노부부 에게 찬사라도 보내주는듯

하얀 차위에 다시금

빨간단풍 몇잎과 노오란 은행잎 몇개를

올려 놓는 것이었다.

아름다운 노 부부를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