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14세 미만 아동의 SNS 계정 보유 금지 법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98

형님 보세요


BY 연하 2003-11-10

하루 종일 촉촉한 비가 내린다  아주 조금씩 내리는 저 가는 비에 내 마음도 조금만 씻겨졌으면한다.

라디오에서 아주 우울한 이별 노래만 줄기차게 틀고 있다.  정애리씨가 마지막 방송이라고...

시금치을 다듬고 당근 양파 버섯등등으로 잡채를 준비하고  닭갈비한다고  열심히 배  사과 갈고... 이러면 뭐할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며느리니깐 하는(솔직한 심정) 맘으로 ....

서산으로  향했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가을을 밀어내고 있었다.  앙상한 가지와 조금은 아쉬운듯 메달려있는 은행나무 가로수들  보는 사람까지 화사하게 하던 단풍들은 온데간데도 없고

아주 천천히 아주 천천히 차가 꽉 막혀서 내일 아침에 도착하였으면 하는 바램으로 창밖을 내다보며 혼자 계절을 아쉬워하고 있다

사람에게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내가 서산을 가면서 항상 생각하는 일중에 일부분이다

이번에는 어떤걸로 스트레스를  받을까.

나를 무엇으로  기죽일까...어지간한 일로는 쉽게 무너지는 쪽이 아니데 우리 위 형님만 만나면 기죽는거 보다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무엇이 맞는지 그 기준점을 찿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나에게 또 한방을 날렸다.

"동서  아버님 생신인데 뭐해가지고 갈거야 .  전도 해야하고 잡채도 하고 마른반찬도하고..."

"저 이번에 닭갈비 한번 해볼려구요."

"응 그래. 그러면 내가 전하고 김치하고 떡하고.. 해물은 서산에서사지뭐"

"그래요. 제가 과일사고 잡채할께요"

그런줄 알았다.   속으로느 설마 그걸 모두 해 올까 하는 의심을 하면서도 간만에 전화해서 솔선수범하고 있어서 형님이지만 이뻤다.(팔남매중 막내임)난 오형제중 장녀

하지만 나의 예상은 백퍼센트 빗나갔다.   믿은 내가 바보구나  그래도 나보다 6살이 많은 형님인데 설마하니 이번에도....

역시 였다.

그래 어쩔수없이 떡은 맞춘다고 하자

백화점에서 아주 골고루 예쁜 색소로 꾸민 전들  일회용봉지에 든  오이 김치  낙지 젖갈 딱 이렇게 네가지를 가방에 넣어서 보냈다.

그리고 자기는 쏙 빠져서 오지도 않고 아주버님 혼자서 왔다.

아이들 중학생인데 밥도 못해먹는다고 밥순이 해야 한다고..

이해가 안된다  어찌 자기 자식은 중요하여서 꼬박 꼬박 삼시새끼 따순 밥주어야하고  칠십육세되신 아버님 생신 음식은 백화점에서 모두 싹슬이 해 와야 할까?

자기도 엄마 아빠가 있고 형제들이 있으면서 시댁 어른들은 중요시 안할까?

사실 나도 시댁 가는  자체를 그리 좋아 하지는 안지만 일년에 서너번가는 거라서 싫은 내색 없이 간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멋있고 공부도 잘하고 자기 한테 엄청 잘한다고 나에게 침이 마르도록 자랑을 한다.   과연 그 아이들이 무엇을 보고 배울까?  할아버지 생신도 가지 않는 아이들이  가족에 중요성을 알수 있는지 의문이 간다.

아주버님왈 내려올때 안좋게 내려왔다고 슬그머니 말한다  그러면서 "재수씨는 동생한테 아침마다 밥을 해 주나요."

"그럼요  꼬박 꼬박 해줘요. 우리 아이들도 잘 먹어요. "

"예에. 나는 밥맛 없어서 사과 한개 먹어요"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지나가는 말이겠지 하면서도 사십이  넘는 나이에 자기만 아는 이기주의형님이 이해가 안가면서  사과 한개로 아침을 때우는 아주버님조차 측은한 생각이 들었다.  내 가족이 건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행복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몸도 마음도...

(두서 없이 형님으로 인한 짧은 저만의 스트레스를 글적 거렸습니다.  다시 읽으면 후회할것같아서 그냥 올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