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자녀에게 용돈을 주지 않았다며 서운함을 토로한 A씨의 사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98

나 혼자만의 저녁시간


BY 조약돌 2003-11-09

5일후면 제대를 하는 아들녀석 .    

저녁에 뭐 해먹을까 하는 내말에 "엄마 우리 맛있는거   해 먹어요" 하길래

마지막 휴가인데 뭘 해먹일까    한참 요리 조리 머리 굴리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잠시후 여자 친구한테 전화 한통 받더니만 부시시 하던 짧은 머리에 무스와 젤을

바르고 모양을 내느라 부산스럽다.

그리곤 내 등뒤로 "엄마 나갔다 올께요" 한마디 던지곤 휑하니 나가 버린다.

 

순간 함께 맛있는거  해 먹으려고 굴리던 머리 멈춰 버리고

지 아빠 안계신 날이면 꼭 나 혼자 밥 먹게 만드는 아들녀석을 탓하며

나 혼자만의 밥상을 차린다.

 

남은 반찬으로 대충 먹을까 하고 생각 하다간 마음을 바꿔서

햇콩 넣어서 밥도 다시 하고  찌게도 보글보글 끓이고

콩자반에 고추잎볶음에 호강한 무우 말랭이 무침에 알타리김치등.....등

있는대로 반찬 다 꺼내고 점심 식사 하느라 비켜 놓았던

딤채위의 노란 국화 꽃병도 다시 식탁으로 옮긴다.

 

 

참 왜 호강한 무우말랭이 라고 하느냐면요

우리식구가 무우 말랭이를 좋아 하길래 싱싱한 무우 사다가

썰어서 날씨도 춥고 잘 마르지 않을것 같길래

옥돌 매트에 달력 종이 쭉 깔고 따끈 따끈하게 말리고 있었더니만

오랜만에 놀러온 친구가 방을 보며 하는말

 "이집은 무우 말랭이가 호강들 하고 있네 ......ㅎㅎ

해서 붙은 이름이지요.

 

모처럼 나 만을 위하여

윤기나는 구수한 콩밥에

따끈 따끈한 찌개에

있는반찬 다 꺼내 놓았어도

오도독 오도독 무우 말랭이 씹히는 소리만이

조용한 우리집 식탁의 적막감을 깨고 있답니다.

 

초저녁에 나간 아들 녀석

이제야 지엄마 혼자 있는것 생각 났는지

조금있다 들어 오겠다고 전화 하네요

나도 아컴 하고 혼자 잘 놀고 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