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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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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정엄마와의 통화


BY 누이야 2003-11-07

항상 엄마와 통화를 하고 나면 가슴 한끝이 아려옵니다.

오늘도 변함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으며 절로 한숨이 나옵니다.

젊어서는 남편복 없어 그야말로 드라마에나 나올법한

모진고생 다하고 자식들만 바라보며 사셨는데

딸은 엄청 멀리로 남자 만나 시집가버리고

아들은 결혼하니 엄마 마음보다는 마누라마음 챙기기에 바쁘고.

어느새 엄마나이 칠순!

온 몸뚱아리 아프지 않은 곳이 없는데도 직장생활하는 며느리,

멀리 사는 딸은 아무런 도움이 안돼 늘 병원에도 혼자서 가고....

아들 며느리,손주들 모두 나가고 나면 하루종일 집에서 집지키고

관절이 심해 제대로 걷지로 못하면서도 당신딴에는

며느리 눈치보느라 집안일 다 해놓고.

그런 엄마가 이제는 그만 쉬고 싶다는 말을 합니다.

이젠 갈 때가 되었다고요....

평생을 남편의 따뜻한 사랑 한번 받아보지 못하고 그렇게 늙은 세월을

자식이 채워주리라 기대하며 사셨을 엄마를 너무나 잘 알기에

가슴이 아픕니다.

철 없던 시절 시집안가고 평생 엄마랑 살면서 호강시켜주겠다고

큰소리치던 그시절!

어쩌면 엄마는 그말을 정말로 믿고 싶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듭니다.

밖에는 가을의 낙엽들이 뒹구는데

엄마의 가슴속에는 벌써 차가운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입맛도 없고 기운도 없다는 엄마께 닭백숙이라도 한 냄비끓여서

당장 달려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