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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21

어머니


BY 가을 2003-11-04

어머니

오늘도 저만치 뚝 떨어져 살고있는 자식들이 못내

염려스러워 피곤하고 아픈몸을 이끌고

오시지 말라는 길을 또 버스에 시달리며

걸어들어오신다

이런 어머니를 볼때마다 왜 자꾸 먼저 짜증이 이는 것일까

나이 서른넘어 제 앞가림 못하는 딸자식이기에

뵙기가 민망할 따름이다

내 어머니...

이제껏 한번도 맘편히 사시지 못했는데

자식이라고 이만큼 성장하여도

늘상 가슴에 가장 무거운 돌덩이가 되어버렸으니

그 죄송함이 자꾸만 짜증으로 내게 돌아온다

늘상 아프고 늘상 지쳐고 늘상 혼자이신 어머니...

어머니...

이러한 저러한 핑계로 어머니에게 가는길을 다 잊고

살아가는거 같다

늘상 어머니가 오신다

모두 팽개치듯이 살고 있는 자식이 염려스러워

또 온몸으로 주위를 정리하시고

시원하게 내게 잔소리조차 못하시는 어머니...

힘빠져 처져버린 내 모습이 보이기 싫어서

일찌기 불을 끄고 누워버린다

편하지 않은 몸으로 내 어머니도 일찌기 잠을 청하신다

이른 아침....

다시금 어머니 혼자 남겨두고 나는 집을 나선다

어머니는 또 버스를 몇번 갈아타며 돌아가시겠지

내가 힘든게 무어라고..

내 어머니 힘든 삶속에서 내가 무어라고...

이적지 정신못차리고 이러고 있는건가...

이리 살려고 내 어머니 가슴에 못을 박았단 말인가

아니야...

이게 아닌걸 분명 아는데 왜 이리 기운이 자꾸만 빠지는 것일까

전화가 오면 또 그러겠지

오시지 마시라구...

피곤한데 뭐하러 오시냐구....

어머니는 알았다며 또 오시겠지

정신차리자

이적지 고생만 하며 살고 계신 어머니를 봐서라도

내 어머니의 푸석푸석하게 부어오른 얼굴을 봐서라도

제대로 살아야지

어머니...

학교다닐적 부터 늘 내 가슴에 아픔으로 자리잡은 어머니

어머니...

당신을 사랑합니다

못난 자식때문에 눈물 마를날 없이 오신 어머니

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