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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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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이유


BY 산난초 2003-10-31

귀한 이유

백일도 안된 큰아들의 둘째를 없고 우리밭이 있는 곳으로 산책을 갔습니다.

길옆으로는 공원이라서 나무들이 좋은 향기를 뿜으며 제 이야기들을 하고있고, 언덕 아래에는 이름도 모를 풀들이 넝쿨을 지으며 꽃을 피우고 있었는데 꽃의 빛깔은 흰색 (우유빛)이고 꽃 가장자리에는 길게 수염처럼 갈기를 하고 있었습니다.처음 볼때는 그 꽃이 무척 신기해서 사람들에게 물으니 아는 사람이 별로 없었고, 이파리는 수박잎 처럼 생겼고 .열매는 길쭉하게 생기고 옛날, 배고픈 시절엔 따먹었다고들 합니다.

 

 산책을 하며 갖가지 것들을 우리 손주에게 이야기 해 줍니다.
5살배기 큰놈은 제법 이름도 따라 해보고 나비가 날아가는 시늉도 흉내내며 잘도 따라다닙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후손에게 남겨줄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니 두렵습니다. 모두 편한것들에 길들여져서 조금만 힘들어도 기피하는 세데고 보니 ,

자연의 소중함 이라던지 이름모를 작은 들풀들의 존재가치를 가슴에 심어주기엔 너무도 동떨어진 생활들에 옛날 이야기에나 나오는 이야기처럼 멀게만 느껴질것같아 아쉽고 매마른 가슴들을 어떻게 적셔줄지 걱정도 됩니다.

너무 많은 물질 앞에 작고 소중한것들을 하찮게 보며 눈길도 주지않아 사라지는 잡초며 이름없는 초목들이 어디 한 두 가지겠습니까

돈이면 무엇이든 다 이룰 수 있는 세상이라는 생각이 머리에 박힌 요즘 젊은 세대, 아니 우리 모두의 관심사를 무슨 수 로 끌어 올리겠습니까.
스스로 생명 모두에 귀한 존엄성을 느끼며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일 때만이 우리는 우리 자손에게나 우리 이웃들에게 안정과 행복을 남겨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어느것이나 스스로 자기의 존엄성을 드러내지는 않습니다. 아무렇게나 관심밖의 존재로 자라나고 또 그렇게 사라지지만 우리는 그런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눈길을 주고 살펴줘야 합니다. 생전 처음보는 들꽃 에게서 자연이 얼마나 귀중한 것임을 느끼게 합니다.

인간이라는 동물만이 주제넘게도 모든 것들에 귀천을 따지고 함부로 대하는것 같습니다. 이름도 ,소리도 없는 많은 생명들은 불평도 불만도 없이 오직 자신의 주어진 삶에 순응하며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그들은 무엇이라 말 하겠니까!

가끔 저 초라한 모습에서 나의 삶보다 더 그윽한 향기를 느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