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도 모르고 꿈꾸는 우리의 마음처럼 가을 하늘은 높기만 합니다.
꿈을 높게 잡았다고 누가 무어라 하는것은 아니지만~
어제 하루 시간이 있어 울 신랑과 전주에서 열리고있는 발효식품 엑스포에 다녀왔습니다.
길가엔 아직도 한들거리는 코스모스가 피어있고 가끔 너무 어여뿐 소녀의 모습을 한 구절초가 보는눈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월드컵 경기장에 도착했을땐, 여기 저기서 많은 분들의 걸음들이 이어지고 있었습니다.
한쪽에선 전북대학생들이 현미경으로 볼수있는 여러것들을 준비하여 유치원생들을 즐겁게 해주고 있었습니다.
소 위,며 내장들을 가지고와서 직접 만저도 보고 간략하게 설명들을 하고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일요일에 우리 아이들과 같이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본 행사장으로 들어서자 외국 업체들이 눈에 많이 들어왔습니다.
김치부터 식초 젓갈,녹차, 고추장 된장을 비롯해 이런것을 포장할수있는 여러가지 기계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또한 여러곳에서 프로폴리스와 프로폴리스를 이용한 음료들도 눈에 띄어 더욱 관심있게 볼수있었습니다.
좀 아쉬운것이 있다면 국산이 아닌 브라질산의 프로폴리스를 물에 타서 주는데, 어찌나 뒷맛이 매콤한지 마시고난후 목이 매워 혼이 나기도 했습니다.
새롭게 홍삼을 이용한것과 딸기를 이용한 김까지 나와있어 살아남기위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하고 있는지 볼수있는 기회이기도 했지요
발효식품들 맛을 보면서 돌아보는데, 신랑과 난 관심거리가 다르다보니 보는 잣대도 틀렸습니다.
울 신랑은 기계쪽이며 용기쪽을 중요시보고 전 여자라 어쩔수없는지 음식쪽으로 자꾸 관심이 갔습니다.
된장 고추장등 음식에 관련된곳에는 역시 아줌마들이 웅성거리며 맛을보고 있었고, 양주며 전통주를 판매하고 있는곳에는 많은 아저씨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집지으면서 된장을 담그지못한 저는 된장이란 된장맛은 다봤더니,나중엔 입에서 된장 냄새가 날까봐 말을할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한바퀴 돌무렵 마지막코너에는 젓갈집이 판을 치고 있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젓갈집 옆에만 가도 비위가 상해 견딜수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젓갈집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보면서 나도 나이가 먹어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릿 비릿 요상 망칙한 향기가 나야 될텐데, 구수한 내음이 나니 나이탓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밴댕이젓을 먹어보니 짭짤하면서도 뒷맛이 감칠맛이 있는게 참 맛이있어 이번엔 전어젓을 큰맘먹고 먹어봤습니다.
음 ^^짜지도 않고 구수하네요
젓갈 좋아하는 분들 너도 나도 삽니다.
뒤에오는 신랑 손을 잡아끌고 젓갈집에가서 맛을 보였습니다.
울 신랑도 그렇게 젓갈류를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맛있다고 하기에, 좀 살까? 했더니 마음대로 하라더군요
전어젓갈과 밴댕이젓을 사선 들고 또 몇집건너가니
그곳에선 갈치속젓을 판매하는데, 비린맛도 없이 구수하면서도 뒷맛을 자극해 자꾸 먹고싶은 맛이 나기에 또 구입하고, 버섯을 넣어만든 고추장도 구입
예상에도 없던 젓갈류만 구입을 했습니다.
집에 돌아와 냉장고에 차곡 차곡 넣어두니 어쩐지 맘이 든든해집니다.
입맛 없을때 조금씩 꺼내어 양념해서 먹으면 그만일거란 생각에...
그런데,그런데 말입니다.
울 딸은 코를 막고 인상을 쓰면서, 무어라고 하는지 아세요
엄마는 맛있는거나 사오지 이상 야릇한 냄새나는것만 사가지고 오냐며 궁시렁 거립니다.
ㅋㅋ 그뿐인줄 아세요^^ 울 막내놈 학교갔다 들어오면서
엄마^^ 집에서 고약한 냄새가 나요^^ 이게 무슨 냄새에요?
저녁상에 올라온 젓갈냄새에 밥을 못먹겠다며 세놈의 인상은 비슷해졌고, 냄새하고 다르게 맛은 끝내준다며 먹여보려고 했지만 세놈다 약속이나 한듯 고개를 돌려버리더군요.
아~~~ 어쩔수없는 세대차이인가 봅니다.
그런 아이들한테, 요녀석들아 너희들도 엄마나이쯤 돼봐라
이맛을 알테니!
엄마도 너희만할때는 그랬었노라.
먹는 음식같고 말 그렇게 하는것 아니라고 일러주었지요.
각시가 나이들어가니 자기가 먹을것이 많아졌다고 좋아하는 신랑과 점점 이상한것만 사가지고 들어온다는 아이들
지금도 그렇게 젓갈 입에넣는것을 좋아하지 않으면서 젓갈만 사들고 돌아온 나.
분명 오늘저녁은 가족간에 화음이 맞지않는 저녁임에 분명합니다.
하지만 분명한것은
나이 먹으면 짭짤한 젓갈만 있어도 밥먹을수 있다던 나이측에 나도 한걸음 한걸음 다가서고 있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