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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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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는 바람에 흔들려야 멋있지예?.


BY 억새풀 2003-10-28

환한 아침 해살이 내 모니터 얼굴을 싹 비추고 지나가고

또 조금 있다가 또 한번 쏙 비춰 주고

그렇게 감칠맛나게 내 속을 태우며 왔다 갔다 한다.

 

이제는 햇볕이 거실 이 쪽 구석까지 와 서 있다.

참 환하고 따사롭고 정겹기 까지 한다.

가지 말고 게속 내 옆에 묶어 두고 싶은 욕심이 간절하다.

근데 이 놈도 한곳에 진득하니 있는 성질이 못 되는지

아니면 뭐가 그리 바쁜지 또 떠날 채비를 한다.

 

에이!얄미운 놈!

잠시 고 놈이 없는 틈을 타 커피 한잔을 타 와야지.

내가 저 좋다 할때가 좋치.

내가 너 싫어할때는 아무리 매달리고 붙잡아도 내 옆에 못 오게 할텐데.

그러니 너 좋다할때 기냥 못이는척 하고 있으면 어디가 덧나냐? 흥.

있을때 잘해 후회 하지 말고♪♪~~~~~~

있을때 잘해 흔들리지 말고 ♩♬~~~~~~.난 요 노래를 한 번씩 써 먹지.단 한 사람한테만.

 

그렇다.

내 필요할때 내게 있어야 그건 참으로 소중하고 행복한 것이리라.

내가 절절히 서러워 할적에

옆에서 소주 한잔 하며 내 눈물 받아주는이 있으면 그 때는 그 보다 더 맘 편안 할때가 없을게다.

아! 그래도 난 이런 친구가 있으니까 얼마나 다행이야!.하고 위로를 얻으니까 말이다.

 

몇해전에 난 자궁 경부암 영기 그러니까 아직은 암은 아니고 그 암 바로 초기라고 하며

아직은 젊은 내게 자궁을 드러내느냐 마느냐 하는 힘든 기로에 선 적이 있었다.

첨 그 얘기를 듣고 나오는데 날은 어둑 어둑하고 거리의 화려한 네온싸인은 저 잘났다 서로 뽐내며 지껄이고 왕왕대는데

 내 눈에는 왜 그리 눈물이 줄줄 흐르든지 누가 볼 까봐 눈물 닦기에 바빴다.

죽지는 않느다며 수술만 하면 괜찮다고 너무 걱정말라 하시던 그 의사 선생님의 마지막 말씀이 어쩌면 그리 서럽고 원망스럽든지........

 

"당신 걱정 하지마. 내가 당신 꼭 고쳐주께.

내 한테 시집와서 고생만 하고 그런 병까지 얻어서 정말 미안하다. 

내가 당신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 맘 알지?"

그러면서 당신은 어린아이 마냥 소리 내어 엉엉 울고.......나도 울 신랑 부둥켜 알고 엉엉 울고.

다행히 난 큰 종합병원에서 재검을 하고 간단하게 그 부분만 레이저로 도려내는 수술을 하였고 몇일 입원 후에 퇴원을 하였다.

 

갑자기 왜 그때 일이 생각나는지 모르겠다.

아미도 어제께 날아온 종합 검진 결과 때문인가 보다.

소견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빈혈관리 영양섭취 빈혈추적검사 또 세균성 질증 부인과 진료 요>.

그런데 영양섭취라는 그 대목이 날 왜 이렇게 답답하게 만드는 걸까?

꼭 옛날 우리 어릴적에 잘 못 먹어서 가난한 아이들이 걸리는 그런 병 이란 어설픈 이미지가 남아있어 그런가 보다.

 

요즘같은 세상에......어떻게 영양 부족 이란 말을 내가 듣게 되는건지 참 어이가 없다.

그런데 그 심란한 가운데 잠깐 동안이라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  일까?

만약에 내가 아니고 내 아이들이 이런 소견서를 들고 왔으면 어떻하나?

천만다행이다 그럼. 그래도 나니까 천만다행이야.그래.....

그렇게 짧게 생각하고 나니 아무일도 아닌듯이 가벼운 웃음이 나온다.

사람 심리가 참 요상하지.

손 바닥 뒤집듯이 이렇게 저렇게 금방 뒤 엎을수 있으니

참 모든거 맘 먹기 따라 평화도 오고 불행도 오니 말이다.

 

오늘 왜 이렇게 갈길 못 잡고 갈팡 질팡 하는지 원.........

그래도 억새는 바람에 흔들려야 재 멋 아니겄수? (당근이쥐 이히히히...)

뻣뻣하게 가만 서 있음 그게 억새겠수?(오예~~~~)

그렇치만 아무리 흔들어대도 절대적으로 꺽이지는 않는다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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