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죽였습니다.
부엌에 있는 칼을 가지고 와서 미친듯이 날뛰고 있는 당신의 가슴팍을 콱 찔렀습니다.
당신은 쓰러져 가면서
"당신이 어떻게 나를~~~~~~~~"그러면서 힘없이 쓰러졌습니다.
나는 나를 향한 그 무서운 눈 초리가 두려워서 또 찔렀습니다.
정신없이 마구찔러 버렸습니다.
이제 당신은 정말로 피를 질질 흘리며 바닥에 널부러져 누워 있습니다.
그때가지도 당신의 눈빛은 나에게 꽃혀 있었습니다.
난 그 눈빛에서 잠시나마 원망과 용서를 보았습니다.
그리고 아주 잠깐 지나가는 사랑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아주 잠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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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닙니다.
난 감히 당신을 찌를수 있는 용기가 없습니다.
그래서 난 생각합니다.
내가 당신을 찌를수 없다면 차라리 내가 죽자.
그래!내가 당신을 죽이면 난 독한년이란 소릴 듣는게 분명하다.
이 세상이 어찌 될라고 마누라가 신랑을 다 죽이느냐고!
참 세상이 무섭다고!
수근거리겠지요.
아니 또 어떤이들은 말하겠지요?
오죽했으면 애 둘 놓고 지 신랑을 죽였겠느냐고 말입니다.
그러니 내가 날 찔렀을때는 뭐라 들 하겠습니까?
아이구! 오죽했으면 지 목숨 지가 끊었을라고!
세상사는게 그리 힘들었으면 쯔쯪~~~~~~
아니면 등신같이 니가 왜 죽어?죽을라면 그 놈이 죽어야지!니가 뭔 잘못을 해서~~~~~~
이런 싸구라 동정 소리를 듣겠지요.
독한년이란 소리보다는 그래도 동정표가 더 낫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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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요 그 다음이 문제드라구요.
내가 당신을 찌르거나 아니면 내가 날 찌르거나
그렇게 했을때 그것을 보는 아이들 내 피 같은 새끼들!
그 맑은 눈에 그런 무시 무시한 사진들을 찍어 놓는다는 사실이요.
그 들이 커 가면서 평생 가슴한칸에 상처를 안고 아파할꺼라는 사실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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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만 고개를 휘이 휘이 젓습니다.
악몽에서 깨어 납니다.
그래서 난 오늘도 상상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언제나 날 정신차리게 해 주는건 아이들입니다.
어느책에서 본거 같습니다.
현실에 방울을 달았으면 좋겠다.
그러면 사람들이 그 방울 소리를 듣고 현실을 돌아 보겠지.
꿈을 꾸는 사람들은 꿈에서 깨어나고.
욕심 많은 사람들은 욕심에서 깨어나고......
.......................근데 가만 보니 내게 방울이 달려져 있었습니다.
아주 소리도 잘 납니다.
그 소리까지도 참 이쁩니다.
엄마!
엄마! 호호호ㅗ~~~~~~
어딜가든 날 졸졸 따라 다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