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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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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그리고 대전 여행..


BY 도영 2003-10-12

요즘 연속되는 마음의 번뇌 때문에  산다는것이 싫어졌고 뭔가 채워지지 않은 허기에 갈증을 느끼며 퇴근후 똑바로 가는 헬스클럽앞 을 지나 가을바다를 자주 거닐곤 했답니다

글을 사이버에 올린지  2년여 를 거슬러 올라가 쭉 흝어보니 내가 글을 쓸때는 아주아주 기분이 좋을때와 아니면 그 반대로 사는게 힘들고 외로울때  많은 글들을 썻던거 같습니다.

가을이 시작되고 가을이 탱글탱글 영글어 가는 요즘 마음속에 채워지지 않은 허기에 허허로운 빈 들판에 나홀로 서있어야 하는 착각마져 이르키며 마흔셋에 가을을 보내고 있습니다.

마음의 탄력이 떨어져 아득히 나락으로 추락하고 있는 나를 추스리고져 며칠전 달빛 젖은 밤바다 앞 에서  사고가 딱맞아 떨어지는 십수년된 친구들과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자갈이 깔린 막창집 야외 테이블에 파라솔을 꼿고 우리는 가을 밤바다의 정취를 느끼며 그렇게 좋은 시간을 보냈습니다.별을 보고 보름달을 보며 달빛에 내마음을 내다 널어놓고 싶어 두 친구들을 두고 바다로 향하니 밤바다가 달빛을 받아 마치 다이아몬드 가루를 뿌려 놓은듯 화려하게 반짝이고 멀리  정박한 배들의 불빛들이 마치 조명처럼 군데군데 환하니 나는 그곳으로 첨벙첨벙 바다를 걷고 싶은 충동이 일었습니다.

딱히 잘못된것도 그렇다고 잘된것도 없는 어중삥삥한 내 인생에 한탄을 하며 보내는 올 가을엔 뭔가 획기적인 일들이  일어났으면 되도 않은 욕심을 부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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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대전을 다녀왔습니다.

연속되는 번뇌와 허기에 우울한 나날을 보내는 나는

어제 침대에서 꼼지락 대다.

기차를 놓치고 고속버스 시간이 맞지를 않아 다시 승용차를 몰고 갈까말까 잠시 망설였습니만 베일에 싸인 아컴 분들이 뵙고 싶어 달려가는 대전 가는 중간까지는 여전히 기분이 다운된 상태 였답니다.

대전이 가까와 오면서  설레임을 동반한 긴장감이 서서히 내기분은 상승곡선을 타고 역앞 미니 버스안에 나하나를 한시간여 기다리시던 분들에 얼굴들을 뵈니 어찌나 부끄럽고 수줍던지..

대청호를 끼고 감나무 주렁주렁 열린 아찔아찔한 시골길을 깊숙히 달려가니 마치 동화속 같은 유럽풍 카페와 주위 아름다운 경관들에 모두들 감탄사가 터져나왔답니다.

야트마한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 싸인 호수같은 강가에 자리잡은 이층 테라스에서 바라다 보이는 발아래 잔잔히 펼쳐지는 자연속에서 송아지 같은 귀티나는 개의 짖음이 고요한 오후 호수같은 강을 지나 야트마한 산위에 까무륵 잠든 까치들의 화들짝 놀라 날개짓 하는푸득거림이 들리는듯 했습니다

 

 

좋은 자리 좋은 경관을  접하며는 나는 맨정신으로는 있기는 아까운지라 맥주한잔을 빈속에 마시고 나니 알딸딸하니 핑 돌아 정신을 차리려고 물컵을 잡은게 그것이 맥주잔인것을..아마도 술을 마실줄 아는 나의 본능은 아니였는지...후~~

대청호에 자연은 일상에서 잠시 탈출?한 같은 감성을 가진 주부들을 그윽하니 어루만져주고노을이 막 내리는 대청호를 뒤로하고 감이 주렁주렁 달린 꼬불꼬불한 오던길을 다시 돌아와야만 했습니다

낮가림이 심한 저는 긴장감에 목덜미가 뻣뻣해지고.

시선을 어데 두어야 할지 몸둘바 몰라 하던 긴장감이 서서히 사라질때가 되어 말문이 터질려고 하는데 어느새  대전을 떠나야 할시간 은 다가오고 다음을 기약하고 대전  톨게이트를 빠져나왔습니다.

깜깜함속에 자동차 불빛에 의지해 포항까지오는 차안에서

대전으로 향할때 번뇌와 허기진 그동안 텅빈 내마음이 조금은 채워진 기분이였습니다.

아마도 사람이 그리웠던 겝니다 제가.

아마도 채워지지 않은 정체모를 허기가 사람이였나봅니다.

오만했던 젊은 시절에는 그다지 사람이 중요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차차 이십대가 지나고

삼십대가 훌쩍 지나고 사십이 넘고 오십이란 단어가 생소하게 느껴지지 않을 나이가 되고보니 주위에 사람들이 소중하다는것을 주위도 챙기고 살아야 한다는것을 알았습니다

올 가을  끝없이 나락으로 추락 하는 나를 잡아준 계기가

대전 모임분들의 정직하고 밝고 투명한 모습들에서 추락하다 멈추는 나를 보았다면 내가 바라던 획기적인것이 바로 인간의 정인가 봅니다.

탄력있게 사시는 모습들에서  늘 도사리고 있던 허황한 욕심들을 고속도로 어두운 차창밖으로 일부는 날려보내고 왔답니다 .

수많은 사이트에중에 이렇게 만나 인연이 된것은

아마도 좁쌀 한말을 바닥에 쏟아놓고 헤아리는 것보다 더  만나기 힘든 인연이 아닐까 싶네요.어제의 인연 소중하게 간직하겠습니다.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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