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대청소 하는 날
안에 있는 음식물을 몽땅 꺼낸다.
휴~~~우
막상 때 되면 먹을것도 없었는데 뭐가 이렇게 많은지
종류별로 선별해 놓았다.
우리집 냉장고는 냉동실이 아래, 냉장실이 위에 있다.
냉장실은 다른 냉장고와 같지만 냉동실은 수납식으로 세칸... 많이도 들었다.
냉동실
윗칸 : 아이스크림, 만두 세봉지(얻은것), 고추가루, 떡(친정에서 가지고 온것),
가운데칸 : 오징어(피데기) 20마리정도, 부침개, 튀김.떡(옆집 아기 백일),
마늘 다져서 얼린것, 노가리 말린것,
아래칸 : 김치 얼린것(모두 얻은것), 돼지 갈비(동생이 해다준것), 굴비 다섯마리, 해물(굴, 골뱅이, 홍합, 조개살)
다음 냉장실
냉장실 : 김밥 재료 남은것 한끼용, 버섯 종류 다섯가지 전골용, 고추장, 된장, 막장
된장, 막장은 잘 먹지도 않는데 어떻게 사게 되었는지...
아~ 산것이 아니고 얻어 놓은것...
어묵, 김, 미역튀각,
배추김치, 알타리, 물김치, 파김치(모두 언니가 담아준것)
"거기 니 손으로 한거 뭐있노?"
잉......? 언제...
남편이다. 언제 왔는지 뒤에서 나보다 더 꼼꼼히 점검한다.
"니 손으로 한것 아무것도 없네, 그러고 보니 니가 한것 먹어 본적이 없는것 같다이"
설마...... 아니... 정말...
조리된것은 모두가 언니와 동생이 해다 준것
언제 이렇게 많이 가져왔는지...
거기다 떡이며 부침개며 튀김은 옆집에서 아기 백일날 가져온것
일단 냉장고를 깨끗이 닦았다.
그리고 다시 입주
하나하나 들여 놓는 동안 정말 내 손으로 조리 한 것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어제도 내 손으로 해 먹었는데...
"차암, 니 처형, 처제 없으면 우째 살래?"
"왜 못살아, 그거 몇 가지 해 줬다고 없으면 못살아?"
"아니다, 니는 별 문제 없겠다이 별로 안 무니까 내가 우째 사노 아~들은..."
어째 은근 슬쩍 비꼬는 듯한 말투...
"그럼 굶으슈, 아님 직접 해 먹든지"
"어쭈~ 니가 뎀벼, 니 양심은 있나?"
그렇군, 내가 좀 너무 했나?
"알았어 오늘 저녁엔 내가 거하게 쏜다. 기대하시라~"
"좋다, 뭐하나 보자 기대 된데이~"
"ㅎㅎㅎ뭐하긴 자기 좋아하는 돼지 갈비지"
"아~ 그래 오케이 좋지"
그럼 좋지, 아마 그것도 당신 처제가 해 온거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