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비만 치료제의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12

내가 쓰는것은 일기.... 그녀들이 쓰는것은 글.


BY 억새풀 2003-10-09

내가 쓰는 것은 일기요 그녀들이 쓰는것은 글이었습니다.

내가 쓴것은 기냥 여고시절에   그러했듯이

이쁜 노트위에 그저 끄때의 허무함과 그 나름대로의 슬픔을

애절함을 그대로 적어나가는 그런 진실한 일기를 하루 하루 써 왔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날 부터 내 눈에 뭔가 보이는 것입니다.

내가 쓰던 것은 기냥 일기인데 그대들이 쓰는 것은 글 같아 가슴을 쏴~~~~~아 하게 하고

지나가던 것이  얼핏 보이더라 이 말입니다.

 

나는 이 방이 아주 좋아서 그랬습니다.

 

내 안에서 끓어 오르는 절망과 싸울때도

이 방안에만 오면 내게도 작은 희망이 꿈틀거리는 것을 느낄수 있었습니다.

 

내 안에 미움이 증오가 활활 타오르고 있을때 그것을 잠재우지 못해 허우적거릴때

이 방에만 오면  내게도 아직은 사랑이 남아 있다는것을 깨우쳐 주었습니다.

 

내 안에서 나도" 나 "로 살고 싶어 쓴 소주 한 두잔 넘기고

이 방에 오면  하염없이 흐르는  뜨거운 눈물에 어느새 "나"는 없어지고

    거기에 엄마가 서 있었습니다.

 

그랬습니다.

그래서 난 기냥 눈치없이 여기에다 자리를 깔고 밍그적 대고 있었지요.

지나가는 객이 턱 주저 앉아 주인인냥 체 하고 말입니다.

오늘은 어떤 사람이 왔다 갔나?

또 오늘은 어떤 사람이 무슨 얘기들을 풀어 놓고 갔나?

오늘 또 누가 새로운 손님이 왔을까?

요즘 그 사람은 잘 지내고 있을까?

 

이렇게 나 혼자 놀아 봅니다.

내가 주인도 하고 때로는 나그네도 하고.또 주인도 하고 또 나그네도 하면서요.

그것도 맛 들이면 재미가 쏠쏠하거든요.

아마도 그래서 내가 여지껏 앉아 있는게 아니겠나 싶습니다.

 

이 방에 오시는  글쟁이 분들!

감히 글쟁이라고 부르고 싶은데 허락 안하심 어쩌지요?

난 그 "글쟁이 "란 단어가 참  좋더라구요.

아마도 내 맘속에서 나도 그 "글쟁이"가 듣고 싶은 욕심이 있는 게지요.

 

 여학생때 긁적이던 어설픈 내 일기 내 모습.내 삶.

그런것들에서 아직까지 헤어나오지 못하는  좀 아둔한 아줌마 이지만

지도 언젠가는 일기에서 좀 벗어나는 나도 글을 쓸 그 때가 꼭 오겠지요?

그때까지 안면몰수하고 걍 눈 딱 감고 버틸랍니다.

 

그러다 보면 또누가 압니까?

덜떨어진 이  푼수  아짐에게 공로상으로 "글쟁이"란 커다란 이름표를 하나 달아 줄는지 말이죠.

결론은 지는 이곳을 아주 사랑합니다.

고향!

싫어 하시는분들 아무도 없을겁니다.

이곳에 오면 맘이  따뜻해지고 없는 정내미도 절로 생기고 하니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것도 누가 가르쳐 주지 않아도 자연스레 느낄수 있으니

내 맘의 고향이 아니겠습니까?

 

베란다 샷시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참 아름답습니다.

상큼한 가을 바람도 좀 맡아야 겠습니다.

이번주말에는   모처럼 가족들이랑 가을을 만나러 갈려고 합니다.

온몸으로 느끼고 가슴가득 담아 오겠습니다.

 

그리고 또 아무생각없이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일기를 쓸 것입니다.

곱게 곱게! 이쁘게 이쁘게!

 

대전에서 멋진 데이트 하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