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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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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터와 인절미


BY alice 2003-10-04

우리집에서의 식사시간에는 진풍경이 벌어진다.

각자의 입맛에 맞추어 먹다보니

동서양을 횡단하고 종단하는 음식들이 모두 제 맛자랑이다.

 

남편의 잡탕 메뉴는

김치찌개에 버터넣기

베트남 음식과 김치

스테이크와 김치는 황홀해할 정도

 

내가 한국의 전통음식을 좋아하는 편이라면

더 섭섭해할 조카도 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던 피클도 없다고 투정이고

보기만해도 느끼하던 버터와 치즈도

구색마춰서 먹을 줄 알게 변해버린 변심이

 

큰 아이는 못말리는 입맛이라

모든 음식은 버터로 간한다고

과장을 해야 맛있게 먹는 버터 팬

모든 종류의 빵이라면 행복한 아이

그리고 밥과 과일을 함께 먹을 수 있는 아이

 

작은 아이는 이제 어린데도

열심히 된장국이며 미역국이며

먹여본다

혹시나 제대로된 입맛하나 건질 수 있을까하고

 

그래서 우리집에선

식사를 함께하는 주말 아침이면

진풍경이 벌어진다

 

그 식사시간의 풍경이 우리 가족의 문화라고 할수있는데

이민 1.5세와 1세의 만남으로 이뤄진 가족이라서 인지

입맛 맞추기가 쉽지않다.

 

그 입맛은 살면 살수록

서로 다른 면에서 불거져 나오곤한다.

가구를 고르다가도, 정리정돈을 하다가도,

그리고 인간관계에서도...

 

그런데 가족이 되어

부딪쳐 살다보니 둥글둥글 서로를 닮아가고

모난 곳을 깍아 맞추게 되고

함께 나누는 인절미는 제 맛을 발휘하듯이

한마음이 되어간다

 

우린 스파게티와 김치를 먹어도

햄버거를 먹다가 된장찌개를 먹어도

서로를 흉보지 않고

부담스러워하며 먹을 필요가 없는 가족이 되어버렸다

 

너와 나의 다른 점이

때론 약점이 되기도 하고

때론 나의 자존심을 건 무엇이되어 다투기도 하지만

우린 어자피 잡탕이 되어버린 퓨젼

 

입맛도 문화도

그리고 언어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