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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느낀 포대기의 사랑


BY jamesmom 2002-10-07

미국에서 생활한지 이제 획수로 4년정도, 그리고 아줌마가 된지 일년 반정도.... 재가 아줌마가 된것이 정말 자랑스럽게 느껴지는건, 바로 이제 막 일곱달이 된 우리 아들 때문 이랍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 어떻게 할 수 없이 아기가 짜증을 낼땐 방법은 딱 한가지 '포대기'를 사용하는 것이지요.
몇일전 아기 방에 놓아둔 포대기를 찾았습니다. 분명히 잘 두었는데.... 온방을 뒤지고 찾아낸 포대기로 등에 아기를 들쳐 업고 설거지를 하는 동안 우리 아가는 물소리에 새근새근 잠이 들어갔답니다. 등에서 잠든 아가의 숨소리를 들으면서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한때 철없이 멋부리고 다닐때, 난 절때 아기 키울때 포대기 같은건 하고 있지 않을 꺼라했는데.... 몇가닥의 머리카락이 얼굴로 흘러 내리고 등에는 아기를 업고 집안일 하느랴 땀을 뻘뻘..... 대학생때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 그만 저에게 일어나고 있지 뭐예요! 그것도 미국에 와서요..... 남편도 아기가 막 울때는 어쩔수 없이 포대기로 업자고 한답니다. 넌 절때 아줌마가 되지 말라던 그 넘편이 말이예요. 호호호....
친정엄마가 한국에서 사다준 포대기, 분명히 필요할 태니 잘 놔두라고 신신 당부하시던 친정엄마가 이렇게 고마울 수가..... 정말 편리해서 집에서 종종 사용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밖에는 하고 나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럴 생각도 하지 않지만, 혹시 한국사람들이라도 보면 어떻게 하나 하는 생각에요. 20대 중반의 젊은 여자가 아기를 포대기에 둘른 모습을 내 또래의 한국 유학생이나 사람들이 볼까봐.... 정말 힘이 들때는 포대기 생각이 나곤 하는데 말이예요. 분명히 왠일야~~~를 연말 발테니..... 저도 일년저 아는 언니가 집에서 포대기를 두르고 있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놀렸다구요. 그 언니가 그러더군요. 만약에 미국사람들만 있다면 아기를 업고 학교도 가고 쇼핑몰도 갈꺼라고요. 차에서 유모차 내리고 가방메고 책들고 하면 유모차 밀기도 힘이 든다면서..... 나같은 한국 여자들 때문에 편리한 일도 맘대로 못한다고 그러더군요. 어떤 모델은 미국에서 고무신을 신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는데 포대기만은 왠지..... 미국에서는 그저 내가 편리하면 장땡인데 말이예요. 지금 그말이 정말 실감이 나는 군요. 친정도 한국에 있고 아기 봐 줄수 있느 사람도 주변에 없는터라 가끔은 포대기가 정말 감사하게 느껴진답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고 나니 괸실히 내 자신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날 업고 키워주신 울 엄마, 포대기를 두르고 아이들을 키워오신 한국의 엄마들에게 정말 미안하고 감사한 생각이 들구요. 이제야 철이 나려는지..... 아기를 낳아 기르면 친정 엄마에 대한 살랑이 더욱 커진다면서요? 포대기 덕분에...... 그런데, '포대기' 하면 왜 창피하고 그런지.... 스스로 트인 생ㄱ각을 하고 사는 현대인이라면서 한국 고유 전통을 창피해하는 것이 참 잘못된 생각인거 있지요. 미국에서는 여러 나라 사람들이 살기 때문에 각각 자기 나라의 전통을 사랑하고 자랑스러워 하는데, 나도 그래야 겠다는 애국심마져 포대기로 인해 들더군요.
요즘엔 '포대기'하면 따뜻한 엄마의 숨결이 느껴지는 것 같답니다. 호호호.... 사실 아직까지는 밖에 하고 나갈 용기는 나지 않지만, 포대기에 관한 추억을 자랑스럽게 생각해야 겠어요. 나중에 딸을 낳으면 시집가서 아기 낳으면 포대기를 사주어야지..... 미국으로 수입해 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니까요!!! 그러면 때돈 벌 수 있을 텐데 말이예요. 한번 생각해 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