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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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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날 싸우는 여자


BY 들꽃 2003-10-02

날이면 날마다 싸우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오늘 또 싸웠다.

그리고 어제도 싸웠다.

그리고 그제도 싸웠네?...

그리고 보니 일주일 사이에 몇번인가?

오늘이 수요일인데 총 3번이니깐 일요일부터 하면.. 그래도 1번은 안 싸웠네!

그러니 맨날 싸우는 건 아니다.(낄낄)

 

사실 싸우는 이유는 간단하다.

서로 저 잘났다고 싸우던지 아니면 분위기 심각한데 그만! 해서는 안되는 말이 분위기를 타고 나온 그 때에,폭발하는 것이다.

적어도 우리는 그렇다.

 

이 이야기는 잠시 접고, 옛날 이야기로 들어 가야 겠다.

옛날에 나는 남들이 글쓰는데 소질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다.

기억에 의하면 초등학교때 그리고 중학교때는... 들었썼나?....

초등학교때가 마지막인거 같다.

 

최근에는 딱 한분이 글에 솜씨가 있는 것 같다고 그러셨다.

머라고 그러시더라....

 

나를 알아 주는 그 아줌마: 김 아무개샘은 글에 솜씨가 있는 것 같아, 문학 소녀 같더라 글  

                                       잘 쓰던데..

자화자찬인 여자: 아이 아니예요(너무 오랫만에 듣는 소리라 좋아서 어쩔줄 모름)

 

그러나 그 글은 글솜씨가 없다하여 아줌마 대신 쓴 글.

100명은 족히 되는 대중 앞에서 읽었으나  칭찬 해 주는 사람은 그 아줌마 한명 뿐이었다.

 

사실 나,그때 대개 실망 많이 했다.

적어도 글솜씨 있다고 생각한 나에게 글 잘 썼다는 얘기를 아무도 안 했다.

그 아줌마만 했다.(흑흑)

그러나 적어도 현실을 직시할수 있는 기회였다

 

아주 어릴적 소녀도 되기 이전에 나는 단편소설을 써서 아는 친구나 동생들에게 읽게 하곤 했는데, 그래 그때 아그들이 나 글 잘 쓴다고 칭찬 마이 했다.

벌써 이십년도 더 된 얘기다.

 

사춘기 때는 시를 쓰는 날이면 동생들이 잠을 못 잤다.

이유인즉 나의 자작시에 대한 평을 꼭 했야지만 잠을 잘수 있었다.

 

나중에는 동생들이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동생원:(짜증 난 목소리)미여이한테 읽거 주라

동생투:(갑자기 날아온 불똥을 피하기 위해 단호한 목소리로) 안된다.나도 지금 바쁘다.

          작은 언니,니가 해라매

동생원:(더 짜증 난 목소리)왜 맨날 내꼬?저번에도 내가 했는데,니가 좀 해라

동생투:머라하노?내가 언니보다 더 많이 했다이가.

동생원:(이젠 신경질까지 내며)니가 해라!!!!

동생투:은다(안한다는 경상도 사투리)니가 해라 내 지금 바쁘다.

 

나는 이 삼각구도에서 아무말 하지 않고 말하는 동생원,투를 교대로 쳐다 본다.

이 때 잘못 말하면 2대 1일로 편을 먹고는 "언니 니는 왜 맨날  시꼬? 사람 잠도 못 자게 이제 이거 안 해줄꺼다"하고 그자리를 피해 다른방으로 가거나 아애 누워서 자는척 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나는 돌아 누운 동생의 등에 대고 끝까지 읽었더랬다.

 

기가 조금 죽은 왕언니:시 제목 푸른 완두콩...

미칠라는 동생:빨리 해라 빨리

그리고 시간 경과...

 

시 다 읽은 언니: 자나? 시 어떻는데?

잠 오는 동생:몰라~~(마지못해서) 좀 좋은거 같네

뿌듯한 언니:진짜가? 그럼 다른 시 읽거 줄께

미칠라는 동생:(화를 내며)또? 안한다. 이제 그만해라 나는 잘끼다.

눈치 없는 언니:두번째 시 제목은 노을...

시간 경과...

 

반쯤 자는 동생:쿨쿨

시 다 읽은 언니:어떻뇨?..어?

반쯤 자는 동생:...

평론가를 찾는 언니:니 자나?아~ 시가 어떻냐니깐?

너무 자고 싶은 동생:그래 그래 시 좋다.됐제?

기분 좋은 언니:그래 알았다. 자라

이랬다.

 

한번은 동생 원이 자기 국어 선생님이 그러는데 글 쓰는 사람은 자기글을 다른이들에게 읽어 주고 싶어하고 평을 듣고 싶어 한다고 그랬다면서 언니 니도 글 쓰면 자꾸 그러는데 이제 자기도 잘 들어 주겠다고 하더니, 왠일인가 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뿐이었다. 동생원,투는 미칠라 했다. 내가 시를 자꾸 읽거 주면..

서두가 길었나?

 

그럼 요즘 나는 왜 글을 쓰는가?

흠이 많고 모생긴 글이지만 거기에 웃음을 입히면 나도 웃고 읽는 이도 웃기 때문이다.

또 내 글을 보고 미칠라는 우리 동생 원,투같은 사람들이 많겠지만 보이지 않으니 그것 또한 매력이다.

또 오늘 같은 싸우는 날은 비극이 희극으로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얼마나 매력적인가 꽁트란?

비극이 희극이 되며 기쁨은 더 한층 더하여 웃음이 된다. 나는 다른이의 꽁트를 보며 많이 웃고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 해 준다.

그것이 바로 글이다.

 

꽁트로 승화하자.

나는 결심했다.

슬픔과 비애 그리고 기쁨도 모두다 글로 승화한다.

아 그것이 지금 컴퓨러 앞에서 자판기를 뿌술것처럼 두들기는 여자의 하소연(?)이다.

 

다시 접었던 이야기를 편다.

우리 부부는 지금 서로에게 말없는 대모를 하고 있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것은 남편이 티브이를 오래 보는 것!

남편이 제일 싫어하는 것은 늦은밤 밤참을 먹는 것!

 

우리의 언쟁이 오간후 나는 남편이 보란듯이 양념통닭을 시켰다.

그리고 부엌에서 조금전에 찐 고구마도 가지고 작은방으로 들어 왔다.

나는 일부러 통닭을 씹으며 큰 소리로 쩝쩝 거린다.

그리고 물도 가지러 왔다 갔다 한다.

한마디로 얼쩡거리면서 열받게 하기 작전이다.

 

우리 남편은 현재 거실에서 쇼파에 길게 누워 평상시보다 티브이 볼륨을 크게 해 놓았다.

문 닫고 있는 작은방으로 사극의 대사가 똑똑하게 다 들려 온다.

 

다시 나가리라

이번에는 물을 갔다놓으러...그리고 보란 듯이 이불이랑 배개도 갔고 와야지!

 

그런데 저번에는 내가 배개랑 이불 가지고 오니깐 안방문을 닫아 버렸지!

우와 생각하니깐 열 받네...

안돼겠다. 더 강력하고 충격적인 것으로 나가야지!

그런데 뽀족한 수가 생각이 안 난다.

아무래도 오늘 밤은 일찍 자기는 틀린것 같다.

 

갑자기 시를 듣고 있던 동생들이 생각난다. 그래, 그래도 그때가 좋았는데.

흑흑흑! 엄마, 저 시집 괜히 왔나봐요!

노처녀로 늙으면서 동생들 한테 시나 읽겨 줄껄....

 

이 밤이 이 밤이 무십고 외롭다.

아 외로운 밤(?)이 벌써로 몇칠째란 말인가?

오늘은 분위기 잡을라 했는데,아~우~슬프다.

이렇게 될 쭐이야!

 

거실에서 소리가 나지 않는다.

실랑이 벌써 들어 갔나 보다.

이제 안방으로 얼쩡거리며 열받게 할 차례다.

이제 그만 컴퓨러를 끄고 가 보아야 겠다.

모두들 잘 주무시길.....

 

깊은밤,외로움,열받음에 잠 못 자는 들꽃 같은 여자가.....안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