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시작되던 어느날
허리 디스크로 고생하던 남동생 하나 있었네
디스크땜에 유명하다는 병원과 의사를 만나고 다녔지만 수술하기 일보직전
동생의 마누라는 아기를낳아 산후조리중이라 부부가 같이 병원에 누워있을 형편이 안되
그럭저럭 보기엔 팽이처럼 놀고 있는데....
어느날 남동생 장모님이 나에겐 사돈어른께서 개복숭아가 허리에 좋다는 정보를 입수한후
나와 남동생 그리고 장모님 셋이서 베낭을메고 개복숭아를 찾아 가평에있는 산길을 헤메인후 개복숭아를 많이 따와서 남자들 담배피는데도 좋고 뭐시라 어디에도좋고 아무튼 푹 ~~~
달여서 물을 마시면 좋다고 하길래 조금 나누어 왔다
냉장고에 넣어놓고 조금씩 조금씩 달여서 보리차처럼 먹었는데
바로 어제 사건은 터지고 말았다
남편이 대전에 출장을 가서 나와 아이둘이 잠을자게 되었는데
오래도록 끓인다고 주방밖에 보조 주방에 가스랜지위에 올려놓고 작은불은 은근히 푹----
달이려고 텔레비젼을 보고 있었다
남편없는날은 왜 이렇게 잠이 잘 오는거야?
꾸벅꾸벅 졸다가 그만 잠이 들었네......
잠을 자다 문득 깨어난시간이 새벽 2시50분 무슨 냄새가 난다
순간 너무 순간적이였다 나는 침대에서 용수철 처럼 튕겨져 주방으로 달려갔다
삽시간에 냄비가 타서 연기가 풀풀나고 있었다
다리가 후들후들떨리고 기절할것만같았다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키는데 다른집에서 알까 무서워 불도 못키고 떨고 있었다
아파트라 위,아래집에서 불이라도 났을까봐 걱정스러워 잠을 못잘거란 생각을 하니 좀 미안했다 . 조금만 늦었어도 우리 세식구는 연기에 질식해 죽었을지도 모른다
대전에서 남편이 이 뉴스를 전해듯고 집에 달려와 대성통곡할 상상을 하니 잠을 이룰수가 없고 아이들에게 미안해서 아이들이 잠자는방에 들어가 얼굴을 쓰다듬고 뽀뽀를 해주었다
그래도 타이밍을 맞춰 깰수 있었음에 너무 감사한다
우리가족도 문제지만 나 하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까지 피해를 줄펀한게 너무도 부끄럽고 미안하다
겨우 연기를 빼고 안도에 숨을 쉬고 그럭저럭 푸석푸석한 얼굴로 아침을 맞이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저멀리 남편의 목소리가 들려오는데 가슴이 떨린다
일어났네! 잘 잤어 하는 소리가 밤새 뭔일 없었니?로 들린다
남편에겐 비밀이다 말해야 본전도 못찾고 혼만 날게 뻔하다
이젠 개복숭아가 아무리 좋다고 한들 끓이지 않기로 맘 먹었다
휴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