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러간다고 집을 나서면서 아이는차에 태우지 않고 저만 학교로 향하고 있었다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었지요.
오죽하면 제가 기도를 가장 간절히 해서 하늘에서도 측은히 여겨(아니, 귀찮게 여겨) 결국엔 꼭 들어주고 마는 기도가 그 내용이란 것이 영수증 찾게 해 주세요.지갑 찾게 해 주세요.서류 찾게 해 주세요...하는 뭘 잃어 버린 뒤 찾지 못해 발 동동 굴리는 그런 내용들이일까요.
그래서일까요.
전 저를 믿지 못합니다.
분명히 제 잘못이 아닌 것 같아도 상대방이 큰소리치면 꼼짝도 못하고 제가 그랬나보다고 인정합니다.
그러면서 억울해서 눈물 뚝뚝 흘리다가 나중에 제 잘못이 아니란 것이 밝혀지면 저보고 왜 잘못을 인정했냐고 바보 보듯 질책하지요.
너무 많은 실수를 하다보니 아니라고 발뺌해도 나중에 제 과실로 드러난 일이 많았던 경험때문에 이젠 순순히 다 제 탓이오 하고 말면 차라리 편해집니다.
남편은 핸드폰이 업무상 꼭 필요한 사람입니다.
그저께는 집에 핸드폰을 놔두고 갔다며 찾아 보라고 했는데 배터리도 꺼 놓았는지 벨소리도 안 울리고 도대체 찾을 수가 없었지요.
이젠 저도 의기 양양 남편 원망 한 번 해 봅니다.
나보고만 정신없다구? 흥...자기도 마찬가지네요. 그러니 남 흉 볼 것 하나도 없네요!! 속으로 중얼중얼거리면서 남편 정신 없음을 고소해 했습니다.
저녁에 저한테 실컷 잔소리 듣던 남편이 이부자리를 펴는데 그 속에서 뭐가 나왔을까요?
그 날 아침엔 제가 이불을 개켰거든요.
짐작하셨겠지만 그 속에서 남편의 얄미운 핸드폰이 "어이구, 이윤주. 네가 날 요기에 처 박아 놓았잖아. 우리 주인님이 날 얼마나 애타게 찾으셨을꼬! 흑흑...주인님 저,여기 있어요!!!"
하며 나왔던 거예요.
옆에서 함께 핸드폰 찾기 운동에 열중하시던 저희 시어머님까지 그 사실을 아시고 말았으니...
저,언제쯤 야물딱스런 며느리 되어 볼까요?
이젠 포기하라구요?점점 어려워진다구요?..저 어쩜 좋을까요....선배님들 방법 좀 알려 주세요.
지금 이글도 수다 아홉이 맞는지 헷갈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