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강의 시간에 여성 평등이라는 주제만 나오면 눈에 불을 켜고 열변을 토했던 기억이 난다. 시몬드 보봐르를 들먹거리며 세상과 싸우는 전사처럼 흥분하곤 했다.
그러던 생각이 이어져 사회 생활도 내 것을 빼앗길까봐 두려워하며 작은 것에 흥분하며 얼마나 속상해 하고 눈물지었던가. 그러고는 아무것도 아닌 일에 자존심 운운하며
소위 그 좋은 직장을 박차고 나왔다.
내가 없이도 그 회사는 번창하고 있다. 국내 최고의 기업에 취업선호도 1위라나..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내가 가진 지식들이 삶은 사는데 그리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결혼은 역시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진정한 인간으로서의 독립이요 성숙이였다.
그리고 진정한 삶속에 들어온 것이였다.
작은 일들에 얼마나 많이 흥분하였던가. 자존심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얼마나 아파했던가.
지혜롭게 산다는 것은 사소한 일은 간과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에게 크게 영향이 없는 것이라면 그저 그렇게 흘려 보내야 한다.
모든 것에 도전장을 낸 사람처럼 열을 올리며 살았다. 내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처럼
하지만 세상은 나에 의해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내가 세상에 의해서 바뀌어 가는 것이다.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나를 맞추어야 한다.
세상은 관조하는 자세야 말로 진정 지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