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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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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 캔디....


BY 제인 2003-08-08

아이들의 방학과 남편의 휴가로 잃어 버렸던 커피 한잔과 컴과 음악으로

행복했던 나만의 오전 시간을 모처럼 갖게 되었다.

언젠가 신문에 새로나온 책을 소개한것 중에서 예전에 만화영화로 보았던

캔디가 다시 만화로 나왔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울어....

만화 주제가 가사처럼 참 외롭고 슬프지만 항상 웃는 캔디를

얼마나 열심히 보았던지..

갑자기 그 만화가 너무 읽고 싶어 나름대로 인터넷 서점을 뒤지고 했지만

찾을 수 가 없었다.

물론 나도 너무 읽고 싶었지만 내가 읽고 싶은 마음 보다는

6학년짜리 딸에게 읽히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더 많이 아쉬웠지만 그냥 그 아쉬움만으로 잊고 있었는데

방학하고 서점에 친구들하고 자주 가는 딸이 서점에서 엄마가 사고 싶어하는

캔디 캔디를 봤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바로 가지 않고 미적미적 미루다가 어제서야 문득

그 책이 생각나서 그 서점에 가서 찾게 되었는데

찾을 수가 없었다

딸애 말로는 딱 하나가 계산대 옆에 있었는데 혹시 누가 예약한것인지도..해서

혹시나 하는 맘으로 계산대 주변만 빙빙 거렸다.

서점 직원에게 물어도 될것을.....

나는 그럴 용기가 없었다.

그새 누가 사가서 이제 없을 지도....

파는게 아닐지도(서점에서 팔지도 않을것을 왜?)..

그런 쓸데없는 걱정때문에 괜히 서점안만 빙빙 돌다가 그냥 나오고 말았다.

나는 정말 왜 이렇게 쓸데없는 걱정을 하는지 모르겠다.

지금 나는 마흔이 넘은 아줌마인데 아직도 그렇게 누군가에게 뭘 묻는 다던가,

뭘 따진다던가...이런걸 못한다.

내성격을 똑 닮아 역시 그런걸 잘 못하는 딸에게 충고는 잘 하지만

나 역시 이 나이가 되도록 그러질 못하니 누굴 탓할까?

그래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찢어진 청바지를 입는다던가 자전거를 타고

여기저기 안가는 곳이 없고, 혼자서 영화도 즐겨보고 이제는 인라인스케이트도

타려고 열심히 연습도 하고 그러는데....

결국 딸의 도움으로 캔디는 사게 되었지만 이거 파는 건가요?라는 질문을

서점 직원에게 할때 내가 얼마나 긴장 했는지...

어제 밤늦도록 캔디를 열심히 읽은 딸애가 오늘 아침에 정말 재미있고

슬퍼서 눈물 나왔다고 했다.

그리고 나도 아침에 해야 할 모든 집안일을 미뤄두고 캔디를 읽으면서

너무 행복하고 뿌듯했다.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용감해지고 조금 더 뻔뻔해져야 하는데...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글쎄...

언제쯤이면 그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