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은 무언가 특별했다.
오후부터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 했는데,나의 무던한 성격탓으로 참기로 했다.
강하고 세게 배가 아팠다면 진작 화장실에 갔으리라...
그러나 신호가 살짝 살짝 오는 것이 참을 만 하였다.
남편의 귀가 시간에 맞추어서 외식을 하기로 했다.
늘 집에 있는 주부지만 한번씩 밥하기가 싫을 때가 있다.
무엇보다도 메뉴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우리가 정한 오늘의 메뉴는 감자탕.
우리집에서 차로 5분 거리면 이 동네에서 변화가라는 삼거리에 갈 수 있고
그 곳에는 여러군데 먹거리가 있기에 자주는 가지 않지만 한번씩 간다.
이 곳 감자탕의 맛은 구수하고 특별히 감자탕안의 감자맛과 무엇보다도 시래기 맛이 좋다.육식을 싫어하는 신랑도 거부감 없이 먹는 곳이다.
"자기야 감자탕 맛있겠다.그지?"
"머 비슷비슷하더구만.그게 그거지."
"그래도 담백하다이가"
"나는 뼈다귀 해장국이나 이거나,뼈다귀에 감자만 넣으면 감자탕이지'
(그래 그래 오늘은 이까지만 하자. 괜히 별거 아닌걸로 싸울라)
쪼깨 열나는 머리를 식히고 나온 감자탕을 먹기로 했다.
국물을 좋아라하는 나의 식성에 감자탕의 국물을 한차례 더 먹고나서 김치랑 김이랑 참기름에 남은 국물까지 더하여 쓱 쓱 비벼서 밥까지 먹고 나니.
배가 너무 불러서 남이 볼까 주의하며 단추를 풀고는 한 숨 돌리는데
아까부터 살짝 배가 아파오는게 아닌가?
그러나 나는 참을 수 있다는 강한 심정으로 참기로 했다
오~ 오 그러나 통증이 심해져 옴을 느꼈다.
1초,1초가 지나갈수록 배가 더욱더 아프기 시작함으로 나는 내심 불안하였다.
(안돼,여기서 실수할수는 없어,여기서 실수하면 난 이혼감이야)
그렇다. 여기서 실수라도 하면 난 이혼감이다. 역시 이런 강한 의지가 있으니 배의 요동도 잠잠해지기 시작 했다.
그럼 그렇치!
"자기야 이제 집에 가자. 우와 배가 진짜로 부르네"
아아 그러나 미쳐 잠그지도 않은 단추를 채우기도 전에 또 다시 배가 아프니 차가 있는 추차장까지 어찌 간단말인가
이젠 땀까지 나고 있지 않은가?
아아 어쩌란 말인가! 나는 모든 신경과 힘과 의지를 모아서
그곳에 힘을 주고 있었다.
그것도 필사적으로
신발을 신는 도중에도 나의 모든 신경과 힘,그리고 의지는 그곳에 향하여 가는데
눈치없는 신랑은 어찌 그리도 더디게 신을 신는지
아무튼 채우지 못한 단추에 신경쓰며 난 주차장에 서 있는 우리차로 한걸음씩 옮기기 시작했다.
아 한걸음 한걸음 배는 요동을 친다.
결국 도착,그러나 지금 움직이는것은 위험한 짓이다. 그동안 쌓았던 공든탑이 무너지리라
"자기야 배가 아파서 지금 못가겠다.조금있다가 가자"
"배? 갑자기 무슨 배가 아프단 말이고"
"감자탕에 문제가 있나 아까부터 배가 아픈데 아야 못가겠다. 조금 쉬었다가 가자"
괜한 감자탕 탓을 한다.
그러나 나의 배는 자동차에 앉아서는 마치 출산하는 진통처럼 나를 흔들어 놓았다.
"아아 아야 배야 아야 배 아프다. 아이고 배야"
이제는 고통의 신음소리가 나왔다.
"아야 아~아야 배가 진동을 하네"
나의 손은 자동차의 손잡이를 잡고 밀려드는 고통에 참을 수가 없었다.
소리는 점점 커져가는데 내 남편은 나의 행동에 너무 충격을 받았는지 걱정보다는 기가 차다는 표정으로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
몇 분이 흘렸을까?
"이제 가도 되나?"
"빨리 살살 가자"
무슨 말인고 빨리 살살가지니?
빨리는 가되 살살가야 배에 충격이 덜하니깐 별 이상한 말이 다 나온다.
5분도 안되는 거리인데 오늘따라 유난히 시간이 걸리니, 미칠 노릇이었다.
드디어 아파트 주차장에 도착.그러나 갈수록 태산이라더니,
이 주차창에서 우리집까지 갈려면 걸어서 슈퍼를 지나 경비실앞을 지나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6층에서 내려야 하니 어쩌란 말인가.
순간 기운이 떨어지고 모든걸 포기하려고 하는데
그곳에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는지 방귀가 소리를 내며 나오는 것이 아닌가.
"푸르릉 뿡뿡~뿌르릉 뿡뿡"
마치 폭포소리와도 같은 이것이 정녕 방귀 소리란 말인가?
이제는 남의 시선이 문제가 아니다
뛰자 그곳에 최대한 힘을 주고 죽기 살기로
나는 뛰듯이 살짝씩 걸어가며 젓먹던 힘까지 그곳에 힘을 주고 걸어가기 시작했다
연신 나의 의지와 상관 없이 폭포소리와도 같은 그소리가 나오다.
신랑은 뒤따라오며 나에게 핀잔을 준다.
"야~야 김순자 "
겨후 나는 엘레베이터 앞에 도착하였다.
그러나 이게 왠 말인가.이 놈의 엘레베이터는 장작16층에 있는 것이 아닌가?
우리 엘러베이터는 얼마나 늦게 도착하는데
나는 이제 모든것을 포기하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서 포기할수는 없다.
여긴 소문이 너무 잘나는 곳이다
안돼 이사건으로 이혼하면 다행이게 소문만 나서 얼굴도 못들고 다닐라
제발 방귀소리라도 안 나면 좋으련만,
제발 엘레베이터 안에 아무도 타지 않고 우리만 타면 좋으련만
그러나 운명은 우리를 그렇게 나두지 않았다
어떤 아저씨가 오는 것이 아닌가?
아아 안돼 그러나 나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그 아저씨도 엘레베이터를 기다리는 것이었다
이제는 방귀소리도 안된다.
혹 까스라도 같이 방출할시에는 아~안~돼
나는 최대한 에너지르 모아 그곳에 힘을 주고
남편에게 도와달라는 눈빛을 보냈다.
그러나 매정한 나의 남편은 그런 나에게
쬐려보는 눈빛을 보내지 않는가!
내 남편이 나를 쬐려보다니 그것도 이런 급하고 힘든 상황에 그러나 그 당시에는 배신감을 느낄새도 없었다.
나는 소리와 향을 참으며 남편의 팔을 힘껏 잡고 참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마지막이다. 참자 아 참~암~자
옆에 아저씨가 눈치 챈 표정인데
그래도 안된다
엘레베이터안에서 이런 일을 전에도 없었고 이제도 없어야 된다
남편의 눈빛을 받으며 타고 비오는 땀과 함께 드디어 내렸다.
참았던 그 폭포소리가 복도식 아파트를 메운다
메아리마냥
드디어 남편이 문을 더~어~디~게 열었다. 하마터면 여기서 난 폭발할뻔 했다.
달려간다. 마치 슬로우 비디오의 엑션처럼,
화~아~장실로 그리고 천둥소리와도 같은 소리를 내며 산고의 진통을 뿜어 낸다.
아 나는 성공했다. 시련과 좌절 다른이의 외면에도 불구하고, 나는 성공하였다.
물론 남편의 타박은 들었으나.그것으로 좌절할 내가 아니다. 이 사건으로 나는
앞으로는 작은 신호에도 관심을 같고 대하기로 하였다.
시간이 흘러 왔다. 초인종을 누르는 소리
남편이 왔다. 무엇을 하냐고 물어 본다.
그러나 남편을 억지로 밀어내고는 나중에 말하리라 했다.
이 사건을 글로 전국에 고한다면 나의 남편에게 무슨소리를 들을쭐 모르는 일이니 비밀로 붙이리라.
저녁이다 배가 고프다. 점심도 건너뛰었으니 밥을 먹어야지
감자탕 먹으러 가자고 해야지
그날의 추억을 생각하며... 고기를 뜯고 시래기를 쭉쭉 찟어서 먹자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돈다.
#꽁트라고 썼는데 읽는이에게는 지루하지나 않았는지?그랬다면 지송하고,그러나 이글은 사실을 그대로 쓴 글이며 사생활 보호를 위해서 이름은 가명으로 하였음을 공지 합니다. 오랫만에 글을 쓰니 좋네요~^^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