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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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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뻔스런 선물


BY 선물 2003-09-29

예전에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자판기에서 700원짜리 음료수를 1000원을 내고 뽑아먹은 뒤


잔돈을 깜빡 잊고 챙기지 않았어요.

 
그런데 꼼꼼한 남편이 그 돈으로 커피뽑아 먹는다고 저보고 달라고 하대요.


아참하고 달려 갔더니 그 자판기앞에 몇사람이 서 있더라구요.


저 아무런 망설임없이 맨 앞으로 가서 잔돈반환을 돌렸지요.


그랬더니 땡그랑하고 돈이 나오는데 제 뒤에서 젊은 여자분이


"어머,지금 제돈 갖고 뭐하시는거예요?"


하며 눈이 휘둥그레해지더라구요. 

 

그 뒤로 줄서 있는 사람들 모두 무슨 일인가 쳐다보는데


제 손에 쥐어져 있는 돈을 보니 500원짜리 동전 하나와 100원짜리 동전 둘이었어요.


동전 3개는 제가 가져야할 거스름돈과 갯수가 같은데 내용이 달랐어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데 잠깐 사이에 누군가 300원을 이미 횡재한거지요.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아,네,그게 #@$^**%*%&%,그러니 여기 돈 돌려 드릴게요"


알아 들을 수 없는 말을 웅얼웅얼하며 돈을 건네고 뒤돌아서


언제나처럼 당당하게 걸어왔는데 생각해보니 제 모습이 참 웃겼겠다 생각되네요.


차라리 사실이 이렇다 말하고 죄송해요라고 해야했는데


너무 젊은 사람이 기가 막히다는 눈빛으로 자기돈을 갖고 튈사람취급하니


저도 비겁하게 둘러대며 내잘못 아니라는듯이 변명하게 된거랍니다.



정말 나이가 들다보니 앞에서 운전 못하는 사람 보면 저도 모르게


"운전하는 사람 여자지?"하는 생각없는 말도 하고


어린아이가 길거리에 토한 것을 보고 지나가는 사람들 누가 과연 저걸 모르고 밟을까를 생각하며 즐기기도 하고


내가 지켜야할 기본적인 것들을 하나하나 잃어간다는 생각들이 드네요.



이러다 노인이 되면 내 고집도 생길거고


나도 모르게 심통스런 모습이 될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