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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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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시스


BY gjdus 2003-09-26

공주는 뇌성마비 환자입니다. 불편한 몸을 겨우 가누며 좁은 아파트에 돌봐주는 사람 하나 없이 외롭게 살고 있는 그녀의 취미는 라디오 청취와 무언가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조용한 방 안에는 하얀 비둘기와 나풀거리는 하얀 나비가 날아다닙니다. 사실 그건 거울에 반사된 빛이 보여준 환영에 불과할뿐인데도 공주는 그걸 보고 즐거워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종두가 그녀의 단조로운 일상으로 들어옵니다. 처음에 종두는 그녀를 겁에 질리게 하지만, 점점 그녀에게 의미있는 사람으로 다가옵니다. 공주는 종두와 키스하고 싶고, 함께 춤추고 싶고, 정상적으로 대화하고 싶습니다. 음식점에서 그들을 받아주지 않아 어두운 카센터에서 배달시킨 짜장면을 먹지만, 그래도 종두와 함께 하는 시간이 소중합니다.

그들은 그렇게 사랑을 나누지만 주위사람들은 종두를 강간범으로, 그리고 장애우에게 욕정을 느끼는 변태로 몰아버립니다. 그런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종두는 공주가 나무 그림자 때문에 무서워하지 않을까 그 걱정뿐입니다. 그녀를 위해 종두는 경찰서에서 빠져나와 그녀의 방에 비치는 나뭇가지들을 다 쳐내버리고, 다시 경찰서에 잡혀들어갑니다. 공주는 고마움의 표시로 라디오를 크게 틀어놓고 울음을 터뜨립니다.

영화 끝까지 그들은 여전히 사회적 약자입니다. 공주는 전과 다름없이 좁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고, 종두는 구치소에 가있습니다. 그래도 그들은 편지를 나누며 서로의 소식에 기뻐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행복한 영화입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행복의 기준에 그들을 맞출 필요가 없습니다. 그들은 서로의 존재만으로 행복하니까요.

 

 

10월 10일 표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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