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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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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이 좋은오늘...


BY 도영 2003-09-26

내일

청주 사시는 손윗 시누이님 댁에 가보자는

막내 시동생과 약속이 되어 있기도 했지만 시누라고 시누티 절대로 내본적 없는 형님이 보고 싶어

 

우리 내외와 대구 사는막내 내외와 경산 휴게소에서 만나기로 약속을 정했다.

하여

나는 잘 아는 횟집에 회를 십만원 어치 맞추고 가만 생각 해보니

옆에 사시는 시부모님이 마음에 걸렸다.

노인네들..

자식들이 데리고 안가면 생전 장거리는 갈일이 없을터.

모시고갈까말까..말성 였다.

모시고 가자니 초삐<술꾼> 울 시아버님 내속 디집어  놓을것 같고  .

초삐 영감 모시고  50평생  죽지못해 사는 시어머니 생각 하니

내가 그럼 안돼고 

암튼 이십여분 설겆이를 하면서 짬작 거리다

나도 아들만 둘인데   본보기를 보여 나도 내 아한테  고대루 내가 한 만큼 내 두아들 한테 받고 싶어서. 과감?하게  모시고 가기로 결정을 내렸다.

시댁에 전화를 하니 전화를 안받는다.

에라..전화해도 안받는데 난 몰따..난 할도리  하려 했는데  전화를 안받으시네.

내심 쾌재를 부르는 나의 간사함에 내 스스로 치를 떠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받으나 마나 시어머니다.

두 노인네는  간혹 전화벨이 울렸다 끊어져도 온 자식한테 확인 전화를 다 하는 양반들이시라 어머니 전화 라는걸 난 훤히 알고도 남는다.

"야야~~니그 전화했나..??"

""네 어머니..내일 새끼줄 우예되는교?새끼줄 없음 청주 형님댁 가자고요...""

""뭬시라...니 시누집엘??니 시아버진 우야고..""

""모시고 가시더..""

""야야...니 시아버지  어제 술낫게 드시고  넘어져 얼굴 갈아 부쳤다. .얼굴이 저모냥인데 어델 데리고 가노. 변서방 보기도 민망코..""

울  존경 시련 시 아범님..

내 시집온날부터  나 오래 못산데이  못산데이 하면서 연세가 팔십과 구십의 딱 중간인데 .

다사스러운데다<번역=시끄럽다>오만때만 간섭은 다 하시는 세살 얼라 의 행동을 하시는 분인데다가 술을 옆구리에 차고 다니는데...

청주까지 오고갈동안  내 헛배통  디집어 놓을건 뻔하지만 

그래도 저 양반이 비록 평생 술을 음료수 마시듯 사셧어도.

집사고 땅사고 네 아들 살게끔  당신의 할도리는 다 하신 분이라.

뒤까지 밉지는 않으니..

 

남편은 누나 사위 챙피스럽다고 반대하는걸

""마...모시고 가시더마..얼굴 갈아부친건 대일밴드 한통 사서 때 바르면 되고..형님 사위한테는 노인네 연세 많아 다리에 힘이없어 넘어지셧다 하믄 되고.""

오히려 내가 옆지기를 설득하는 꼴이 됏으니..허참..

은근히 좋아하는 섬광처럼 스쳐 지나가는 옆지기의 미소를 내가 포착 했으니..

또 저남자의 나보다 한수위에 내가 넘어 간것  같지만 과히 나쁜 기분이 아니였다.

잠시후...

""절믄거야..내다...""

"와요?어무이...""

"나 안갈란다..가려니 옷도 없고 ..""

""아고  딸네집 가시는데 평상복 입고 아이소마..""찰칵..끊고 나니..마음이 찝찝하다.

오분후.. 시댁에 전화..

""나 지금 출근해야 하니까 택시타고 퍼특..롯데백화점 앞으로 오이소.""

펄쩍구리 뛰시면서도  두어번 거절끝에 우리 고부간은 백화점 앞에서 만났다.

윽...이론이론 매장 점원들이 며느린줄알고 비싼거만 고르는 상술을 발휘한다.

쉐타 한개에 20만원..그리고 바지까지..

엉결결에  카드를 내고 사인을 해주고 돌아오는데 속이 수퍼타이 풀어놓은듯 부글부글..ㅎㅎ

<나도 한번도 저런거 사입은적이 없건만..

저 노인네..며느리 나 하나일때  혹독한 시집살이 시켯는데...

다달히 생활비도 드리는데  아고 내 반달치 월급..>요래 생각하니

속이끓어  내속이 날리가 났다..

그래도 어머니 눈치챌까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려는 순간..

""야야...이옷 너무덥다 .내일 입으려면 블라우스면 댄다카이.바까오너라..""

체면상 몇번 거절 하니 어머니  기어코 브라우스를 고집하신다..

나야모...그럼 더좋고  ..못이기는 척 하고 등떠밀려  취소 시키고 오면서

안도의 한숨과 나의 밝은 계산에 내자신이 너무 싫고 공무원인 남편이  무능해보였으니.

결국 금실로 자수가 놓인 십만원대 블라우스를 사드리고 어머니와 헤여져 출근을 하는데.

남편 전화다.

""이왕 사드리거 좋은거 사드리지와..""

'"됏데이...고마해라..적당하 하자 고마해라..""

그런데 이상한것..

오후내내 기분이 좋은건 몬까닭일까?

20만원 짜리에서 십만원짜리로 바까서??

노인네 옷가방 들고 가는 뒷모습이 행복해 보여서??

우쨔뜬  ...복합적인 게 아니겠나..후~~~~

기분좋은 하루였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