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거울을 본다
내가 삼십대인지 사십대 인지도 모르고 세월만 야금야금 까 먹었다
이십대라면 나는 인생을 다시 설계했을 것이다
연애도 실컷하고 데이트로 배가 부르도록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삼십대란 사실에 당황하면서도 이십대의 사랑을 밤마다 꿈꾼다 가을이면 곧 문열고 들어설듯한 싱싱한 젊음을 말이다
어제는 가을 여자를 만났다
녹슬지 않은 청순함 그리고 무언가 갈색 가을 향기를 그윽 품고
수줍은듯 말라가는 꽃같은 이미지였다
사람에게는 늘 신선함이 필요하다
상쾌한 공기를 마시기위해 아름다운 산과 들을 찾고 새로운 것을 얻기위해 멀리 가까이 여행을 간다
그사람은 조금 신선함과 여운을 안겨주는 사람이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이 왠지 허전함을 메꾸는 아련함이랄까
내가 이십대라면 나는 아마 사랑을 느꼈거나 사랑의 연서를 썼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젊지 않기에 스스로 사랑을 포기해 간다
어떤식으로 포기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십대가 수줍게 올라오는 꽃망울 이라면 삼십대는 다 피어버린 꽃이지 않는가 사랑도 피어 알만큼 아는 시들어 가는 나이지 않는가
내가 만난 숯한 사람 만나지 못한 뭇사람 사랑할일도 많고 사랑을 주어야할 일도 많건만 내가 그리운건 사람인지 달구는 사랑인지
가을 그이름으로 너에게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