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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69

모임


BY 바람소리 2003-09-20

 

딩동 딩동~

응답이 없네~

딩동 딩동~

문이 잠겼네요~(안을 향해 소리도 쳐보고)

잠잠~

어라 ~이상도 하네~

띵동~딩동~딩동~

나갈때만해도 문을 반쯤 열어 놓을걸 보았는데

8층

두리번 두리번 여기가 아닌가???

일단 일층으로 내려가보자

어~

이게 모야 다른동이네~

피식~어휴 정신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얼마전 친구같고 엄마같고 큰언니같은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의 모임

새 아파트로 이사가신 큰아줌마의 집들이겸 모임에 갔었다

일도 거들겸 일찍도착하여 심부름 나갔다가 그만 다른동 남의 집 벨을 눌렀던 것이다

아마도 아무도 없었던지~ 집주인이 나왔더라면 어휴~

 

그러는 사이 모두들 도착해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괜히 심부름을 보냈다 보다 했다나~웃음이 난다

상다리가 휘어지도록 차려놓고서도 아무것도 한것이 없다고 하신다

40대에서 70대까지 열명도 안되는 인원이지만

많은 회원이 있는 어떤 모임보다도 마음이 편하다

말안해도 뭔지 이해가 되는 그런 분들

나이탓일까~

나보다 어린 사람도 편하니 나이탓만은 아닐듯 싶다

뭐든 프로에 가까울만큼 열심인 사람들

힘들다고 투정만 하는 나를 보고 젤로 왕형님이 한마디 하신다

아무리 나를 힘들게 하는 사람이라도

그 사람 덕에 은혜를 받았노라고 말하라고~

그러면 언젠가는 돌고 돌아 그 말이 들어갔다고

난 할 말을 잊고 맛도 모르고 음식만 꾸역 꾸역 입안으로 퍼넣는다

취미생활이 전업이 되신 원장님도 가정을 위해 사남매를 훌륭하게 키우셨고

집들이 주인공이신 큰아줌마도 지역신문에 시가 실리고 취미가 부업이 되고

둘째아줌마도 취미가 부업이 되어 일손을 놓지 않으신다

남편뒷바라지 아이들 공부 뒤에서 묵묵히 자신을 불살으는 사람들

막내아줌마(아줌마컴이니 모두 아줌마로 호칭)또한 중개사로 맹활약중이고

봉사활동으로 눈 코뜰새없이 바쁜 중간아줌마도 가정의 행복을 위해

자신을 불살으는 힘이 있기에 초년의 험난함을 이겼냈기에 지금의 행복이 있는것을

눈으로 보면서

과연 난 가정의 행복을 위해 얼마나 나 자신을 불태웠는지 돌아본다

험난한 삶을 살지도 않았고

흔히 하는 말처럼 산전수전 다 겪지도 않았고

육체적 고통도 없었으니 이것이 모두 행복이었지 않았을까~

이렇게 생각해보니 내 아픔들이 하나 하나 내게서 멀어져 가는것 같다

왕형님의 말을 쉽게 받아들일수는 없지만

만남은 언제나 나를 변화시킨다

마음도 조금은 넉넉해 진다

함께 할 수있는 사람들이 있어  마음편한 하루였다

 

나를 위해 불태우기보다는 주위를 밝히는 촛불을 닮아가도록 이끌어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