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 가면 간혹
제 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볼 때가 있다.
(일명 미친사람.)
올 추석 작은형님네 집..
거실에서 오붓이 차를 마시고 있는데
순간 대문앞에 웬차가 서더니
사람도 들어오기 전부터 동네가 떠나갈 듯
차에서 흘러 나오는 음악소리가 장난이 아니다.
잠시 후..
현관문을 열고 들어 온 남자.
형님네에게 귀청 떨어질듯한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안!녕!하!쉽!니!깟!!"
이휴~-,-
저 사람도 좀 이상한 사람이구나..ㅡ,-+
순간 그 남자..
울 남편을 보더니 경례를 붙이며
좀전보다 더 큰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
"츙!쎵!!"
(확실해~ 정상아녀..-_-+)
나와 울 남편
어리둥절 그를 바라보자
생글거리며 거실로 대뜸 들어오더니
"언제 내려오셨어요?"
울 남편 내민 손 잡으며 멀뚱이 바라보곤..
"누구..시죠?"
"형~ 저예여..성호~"
"성..호??"
잠시 성호에 대한 설명 들어가자.
모 대학 법학과를 나온 수재이며
천재와 바보사이를 오가는 괴짜중 괴짜이다.
거침없는 언변으로 선배들에게
몰매를 맞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할말 참지 않는 겁없는 후배이다.
어언 18여년 전 남편과 연애 중..
고등학교 회장들 모임에 남편을 따라
훼스티발에 갔었는데 그곳에서 후배인
이친구가 사회를 보면서 나를 무대에 나오라고 하여
무척이나 골탕 먹였던 이 친구를 내 어찌 잊으랴~
"어머머..너.. 너가..성호니?"
"그럼.. 누나가..아니 형수님이 그때 그 누나?"
참으로 세월의 흐름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벌써 머리는 훵해져서 오히려 남편보다 더 선배같으니..
하지만 세월의 흐름에도
변하지 않은 거침없는 카리스마~
"와~누나 정말 너무 많이 변했다~그냥 팍~ 갔네~"
(-_-;쟈식.. 여전하군.)
"야..너..왜..그러냥..칫~"
"와~ 예전엔 정말루 이뻤는데~어쩜 이렇게 변했냐~"
"당연하지~ 아무렴 18년전 미쓰때하고 같겠니?"ㅡ.-+
녀석 넘 솔직한거 아녀?
허긴 예전에도 그랬었지..
에휴~
이럴줄 알았으면 화장좀 하고 있을낀데..
세수도 않고....꼬쟈질...→#-,-#
"사실 지금 말이지만 내가 그때 연상의 여자라도
내가 형한테 누나를 뺐을려고 했었는데~ 우하하"
"어머머..뭐셔? "
꼴에 보는 눈은 있어가지궁~^^*
"형수..정말 너무 변했따~-.-"
그 후배는 잘나가던 나의 선수시절 모습과
세수도 안한 지금의 40대 얼굴을 바라 보며
실망아닌 실망을
이렇게 늘어 놓고 있었으니..ㅜㅜ;
그렇잖아도 나의 공주병에 시달리던 남편
후배의 공격에 대리만족하며 흐믓하게 웃고 있다.^ㅡㅡ^
칫~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가 더 얄밉다더니.. 꼭 그 모습이다..
"형 근데 왜캐 오래살아요?"
(엥!..이..이건 또 뭔소리여?)
"형네만 이혼안하고 다~~ 했떠~~"
푸하하하..
정말로.. 못말리는 후배다.^^;
그렇게 잠시 변해진 내모습을 화제로
예전 얘기를 하다가 시간이 좀 흐르자..
다시 또 내게 말을 건넨다.
"음..그런데 가만 보니 예전모습.. 조메 있긴 있네요~"
"쟈가 이제야 정신이 드는가 봅네..ㅡ,-"
"좀 꾸미고 나가면 미쓰소리 듣겠는데요?"
"그리야~ 우하하~ 이제야 너가 제대로 좀 보는구나~^^"
옆에서 바라보던 남편이 일침을 가한다.
"넘 좋아하지 마라~ 붕 띄어놓고 언제 또 내려갈지 모르니~ㅋㅋ"
"으~ 그려~ 내 안전벨트 메고 있을께~ㅎㅎ"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내게
거침없는 카리스마의 진지한 말 한마디..
.
.
.
"중고치곤 정말 잘 썼네!"
*,*;;
헉!
겁없는 카리스마야!
내가 졌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잠시 헷갈리다가..
일단 웃고 보자..
왜냐구?
웃기잖아~~
하하하..^0^
그려~
후배야 너 그거 아느뇨~
잘 쓴 중고
새 것보다 훨 낫다는거~
그럼~
그렇구 말구~~^^*
-부속 갈아 낀.. 잘쓴 중고 올림-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