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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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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노후 대책을 이미 끝냈답니다.


BY ns05030414 2001-08-11

어미 노릇 힘들어 눈물이 난다.
빈 방에 홀로 앉아 목 놓아 운다.
엄마, 엄마, 부르며......
딸아, 딸아, 막내 딸아, 반겨 주시던
생전의 내 어머니 모습 그리며......
고집쟁이 막내 딸 목 놓아 운다.

근심 걱정 모르고 철 없던 막내 딸,
휘파람 같은 한 숨을 몰아쉬고 내쉰다.
어미노릇,
이리도, 이리도, 어려운 것을.
엄마 잘 못했어요.
엄마 죄송해요.
이제야 깨닫는 어리석음.
백골되어 누워 계실 내 어머니.

벌써 2년 전 일이 되어버렸습니다.
컴퓨터 게임에 빠져 학교도 가지 않고 북한에서 굶주림에 못 이겨 탈출한 난민 처럼 삐쩍 말라 밥도 잘 안 먹고 방 안에만 박혀 있는 아들을 바라만 볼 수 밖에 없던 일이,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도 가지 않고 밤새 놀러 다니며 며칠씩 소식조차 없는 딸을 기다리며 속 태우던 일이.
빈 방에 홀로 앉아 목 놓아 운 적이 수도 없이 많았지요.
돌아가신 어머니를 생각하며, 달래줄 사람이 아무도 없음에 더욱 서러워하며.

저는 농담을 즐기는 지라 아들에게 가끔 마당 있는 집을 사 달라고 졸랐지요. 공무원인 아빠하고는 평생 살아봐야 불가능 할 것 같으니 네가 커서 마당 있는 집 좀 사달라고.
누가 제 아빠 아들 아니랄까봐 농담이라고는 할 줄도 들을 줄도 모르는 아들 녀석은 화를 벌컥 내곤했습니다.
커서 자기도 살기 힘들 텐데 속 없는 소리 한다고.
그게 재미 있어서 가끔 마당 있는 집을 사 달라고 아들을 조르곤 했습니다. 아들은 한 번도 그러겠다고 선선히 대답을 하지 않았답니다.
철딱서니 없는 엄마라고 상대도 않더라구요.
그러던 어느 날 대답이 달라지더군요.
사 주겠다는거지 뭡니까.
신기해서 이유를 물었습니다.
자기가 엄마 속을 많이 ??였으니 그렇게 하기로 했다는 거예요.
재미를 붙인 저는 이번에는 딸에게 물었습니다.
오빠가 속 썩인 댓가로 엄마에게 마당있는 집을 사 주기로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구요.
딸은 한 술 더 뜨더라구요.
자기는 마당 딸린 맨션 일곱개를 사 주겠다는겁니다.
왜냐고 물었더니 자기는 오빠의 일곱배 쯤 엄마 속을 썩였기 때문이래요.
어떻습니까?
제가 노후 대책은 확실히 한 것 같지 않습니까?ㅣ

사춘기 아이들 때문에 속 상하는 어머니들,
제 글 읽고 용기를 잃지 않으셨으면해서요.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