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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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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도 우리 인생처럼...


BY 박 라일락 2003-03-03

세월도 우리 인생처럼...세월도 우리 인생처럼...세월도 우리 인생처럼...


  계절이 교체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자연의 섭리라고 하겠지만...
  어쩐지... 
  서글픈 나이테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 같아서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다.
  한마디로 쉽게 풀이한다면..
  저승길에 한발자국 다가서고 있다는 것.. 
  그 걸 끝내 부정하고 자신을 인식 못한다면
  그 건 바~보!

 
  그렇지만....
  며칠 전 2월을 보내면서 그 끝자락을 나는 잡지 못했다.
  하기 사 ...
  내가 잡은들 붙잡힐 어리석은 세월도 아니지만...
  암담한 겨울의 잔영(殘影)이 싫기도 하지만
  그 보담 더 싫은 것은 오랫동안 잠자고 있는 
  길 건너 솔밭의 소쩍새 노래가 듣고 싶음이리라.

 
  기다리던 봄!(‘봄’이란 어귀는 항상 들어도 예쁘다)
  봄나물 향긋한 그리움을 찾아
  아낙들 들판 나들이 가는 길목..
  꽃피고 새가 운다는 3월에 접어들었다.

 
  사이버공간에서 인연을 맺은 
  한 아우님께서 유혹의 초청장을 보내왔네.
  섬진강 흐르는 남녘의 봄소식에는 
  매화가 꽃망울 터뜨려서 아름다운 별천지를 연상케 한다고
  함께하는 매화꽃놀이가 어떻겠느냐고 ...
  매화꽃송이 뿌려진 섬진강 뚝 길 거닐면서 
  그윽한 매화향기 베인 차 한 잔 나누고 싶은...
  그 곳을 여행하고 싶은 맘이야 꿀떡 같지만..
  쉽사리 길 못나서는 이유는 또 무엇이란 말인가?


  일을 가지고 있을 때는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핑계라도 있었지만
  백조의 신세로 지내는 지금의 입장은 그 것도 아닌데...
  뚜렷한 무슨 이유도 없는데
  지금의 내 자신을 주저앉게 하는 고!
  내마음 나 자신도 모르겠으니...그 참..

 
  창밖엔...
  솜뭉치 같이 굵은 진눈깨비가 싫증도 안 나는지 진종일 내리고
  심통스러운 우리 집 회색 세멘마당은 
  내리는 흰 손님을 쌓일 틈도 주지 않고 사라지게 하는데..
  마당 한구석의 작은 정원인 바다솔(海松)위에 눈꽃송이 만발하여 
  봄 속의 겨울풍경..
  풍경화 한 폭을 담고 있는 것 같네.
  가버린 겨울계절이 다시 돌아 온 것은 아닐까..


  세월도 우리 인생처럼... 
  또다시 기다려야하는 안타까움에서 
  미련과 아쉬움의 여운을 남기는 것인가 싶다.
 

  이 진눈깨비가 멈추고 난 후..
  더 깊고 
  더 아름다운 봄을 초대하려면
  또 몇번의 꽃 시샘 바람이 우리 곁을 찾아오겠지.
  우리의 삶에도 언제나 고난이 있는 것처럼
  봄인들 그리 쉬이 찾아오겠는가..

 
  내일은 여행길 떠나고 싶은데..
  지금 내리는 저 눈발이 
  길 떠나려는 나의 발목을 잡지 말아야 할 텐데...



세월도 우리 인생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