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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동안의 입맞춤


BY 꿈꾸는 바다 2003-09-15


    오늘 하루동안의 입맞춤 가을이 문을 활짝 열어 놓은것 같습니다. 맑은 하늘아래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도 아무도 투정을 하지 않습니다. 가을엔 뜨거운 햇살을 필요로하는 곳이 너무도 많기 때문입니다. 아침 일찍 전화가 왔습니다. 태풍 매미가 시골집 기왓장을 가져가고 담벼락을 넘어트렸나 봅니다. [뭐할라꼬 지붕는 베껴가고 난리여 나쁜 매미] 우리남편 지붕 기와공사하는데 부역하러 길 떠나고 오늘 가게일은 온전히 나의 몫입니다. 가게 오는 길에 햇살이 좋아 '어이구 빨래 한번 잘 마르겠네'하는 소리를 하는거 보니 나는 천상 살림사는 여자입니다. 맡은바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데 대여섯살쯤 된 아이가 쪽지 편지를 한장 건네줍니다 내용인즉,큰 포장두부 1개 ㅇ유 1리터하나 아이 먹고 싶어하는 과자 2개,돈은 5000원 보내니 계산하시고 잔돈은 봉투에 녛어주세요 -수고하세요- 가끔 아이편에 종이쪽지 심부름을 시키는 사람은 있어도 문장을 쓰고 끝머리에 -수고하세요-라는 사람은 별로 없기에 저는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래서 편지지에 입맞춤 한번하고 영수증에 답장을 썼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되세요" 저의 기분은 활짝 피어나 바람을 타고 날아다닙니다. 한참뒤----- 오늘은 일요일이라 가족끼리 등산을 같다오는 집이 많습니다. 우리 동네 뒷산은 산이 참 아름답습니다. 헬기장까지 올라가도 좋고 체육공원까지 올라가도 좋습니다. 그래서 가족들이 많이 찾는 산입니다. 이집도 할아버지 할머니 3대가 같이 사는 집인데 등산갔다 집에 가는 길에 슈퍼에 들려 할머니가 이것저것 고르는 사이에 손녀딸[초딩2]이 제게 슬쩍 다가와 "아줌마 선물 하나 드릴까요"하며 나를 바라보는 그 눈빛이 어찌그리 까맣고 이쁘던지 선물이 무엇이던지간에 나도 얼굴 가득 미소를 지으며 "뭐냐,그래 다오" "도토리 인데요 산에서 줏어왔어요"하며 호주머니를 여는데 태풍 매미가 떨어트려놓고간 도토리가 하나 가득 이었답니다 선물로 받은 도토리에 입맞춤하며 마음이 전해지는 사랑을 느낌니다. 도토리 몇알을 만지작거리다보니 반질반질 윤이나는 것이 오늘 내가 받은 즐거움과 감사의 모습같습니다. 생각해보니 오늘 하루의 시작을 입맞춤으로 한거 같습니다. 기와가 날아가고 담장이 무너져 속은 상했지만 그만하기 다행이라며 씩씩하게 일하러가는 남편의 뒷모습이 보기좋아 등뒤에다 입맞춤해주고 열일곱해 귀빠진 날을 축하하러 외출하는 아들을 보며 무탈하게 평범한 아이로 잘자라준게 고마워 "축하해"하며 엉덩이 한번 툭 쳐준 손길에 입맞춤하고 하루종일 가게를 봐야하지만 열심히 하자고 룰루랄라~~콧노래 부르며 일하는 나를 사랑했으니 그 마음에 입맞춤하고 거창한거 바라지 않는 내 생활의 기쁨이 이만하면 좋습니다. 내 생활 위로 하나,둘, 작은 기쁨들로 기름칠을 하니 반질반질 윤이 나는 거 같습니다. 작은 행복에 묻혀 활짝 웃는 내가 참 좋습니다 "나"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