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도 지났고 몸도 찌뿌퉁 하니 해서 쇼파에 길게 누워 티비를 보는데
시 어머니의 전화다
올해 79의 집안 아지매가 6개월전에 교통 사고를 당하셨는데
가기 싫어 병문안을 안갔드만 시어머니가 나서신거였다
집안 아지매들중 밸난 아지매 1순위인 그 양반을 나는 정면으로 마주치지 않는 이상은
그 양반을 회피 했었다
그래도 미운정 고운정 20여년을 넘게 앞뒷집에서 살았는데 내가 마음을 곱게 써야지 하는 마음으로 장농에 시댁용 옷들을 찾았다.
시댁용 옷...
나는 시댁용 옷이 따루 있다
내 옷 스타일은 타이트 한것을 선호 하는 까닭으로 대소가에 행사때 입는옷이 따루 있다
며칠전 흥해 5일장에서 잘 건진 3000원짜리 회색 통바지에 회색티에 검은 선이 가로로 가있는 가을 티셔츠를 입고 남편과 출발 하려는데
집안 종동서들이 찜질방을 가잔다.
희노 애락을 같이하며 살아온 종동서들에게 아지매 병문안 후에 한전 앞에서 만나서 우리 세 여자들은 찜질방으로 향했다
태풍권에 든 포항 거리는 술렁 거리고 비바람이 점점 강하게 찜질방 앞에 나무들이 마치 술에 취한 우리 시아버님 모습같아서 피식 웃음이 나왔다
찜질방에 들어서니 웬 사람들이 구래 많은지 세월 참 좋다 좋다 연발 하니 동서들이 새삼시럽게 와이러냐며 지발 촌스런 말좀 하지 말랜다..
온통 보석으로 치장한 찜질방..
우리 세 동서들은 가져간 삶은 계란과 배를깍아 먹으며 그동안 밀린 이야기 하기에 바빴다
찜질방을 나와 우리는 태풍 부는 한복판 창이 넓어 밖이 훤히 보이는 간바지집 으로 찾아 들어갔다.
태풍 부는 아스팔트위에 몰아치는 강한 비바람을 보면서 가부리살에 소주 한잔 마시는 지금 이순간이 우리가 칠십이 되고 팔십이 되면 한장의 추억으로 내 사십대 시절을 장식 하리라..
눈앞에 가로등이 휘어지고
맞은편 식당 에 간판이 아스팔트의 떨어져 나동그라 지면서 강한 태풍에 휘둘리키며 파편이 되어 날아다니고
전기는 왔다갔다 하면서 태풍에 위력을 실감 하며 마시는 소주 한잔속에
지난.. 힘들었던 세월이 녹아 알콜이 되어 내 가슴을 적시기 시작 했다
태풍이 몰아치는 넓은 아스팔트 도로위에 황량함속에서
나는 그리운 이의 얼굴을 떠올리며 한잔.
며칠전 한바탕 붙어 버린 대학 2학년 인 큰 아들이 내게 퍼붓던 말들이 내 가슴을 저리게 해서 또한잔.
""엄마는 스트레스를 왜 나한테 풀어...!!내가 엄마 스트레스 대상이야??""
큰 아들은 감정을 억제 못하고 부르르 떨면서 울며 내게 항변을 했다
아들의 정확히 찝어내는 스트레스 대상이란 말에 난 애써 합리화 시키지 말라며 나또한 절제 하지못한 감정의 눈물이 내 눈을 퉁퉁 붓게 하였는데 소주 두잔에 아들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그래.그랬다 나는...
사는게 짜증날때나 스트레스가 꽉 차여 얼굴색이 누리끼리 하니 몰골이 형편 없는 모습이 거울로 비칠때면 나는 만만한 아들한테 늘 짜증을 내며 아무것도 아닌것에 화를냈다.
둘째는 고3에다 성질이 깐깐해 갸한테는 조심 하면서도
성격 좋은 큰 아들한테만 사사건건 시비를 붙으니 추석 전전날 아들이 내게 도전을 한거였다
정전이 된 거리를
한바탕 날리 치고 지나간 태풍이 지나간 거리는
가로수가 뽑혀서 인도부록에 바리게이트를 치고
여기저기 태풍이 지나간 그 흔적들을 밟으며 나는 석잔에 소주에 아들에게 사과하고 싶어졌다
택시를 잡고 집에 오니 정전속에 남편이 후레쉬를 비치며 문을 따주며 잡아 먹을 태세다.
마누라 혹 태풍에 날아갈까 걱정한건지.
아니면 며칠전 여자들의 문자멧세지에 잃어던 권위를 만회 하려는지.
하이에나 의 날카로움과 사자의 무서움으로 나를 제압하려 했다..
허나..
눈도 꿈쩍 않고 옷을 훌렁훌렁 벗고
""당신은 주깨라<떠들어라>난 자오...""음냐리 남편의 잔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이 들었다.
이튼날 오후...
큰 아들과 나는 며칠전 대판 싸운 일로 서먹 하니 서로에게 조심을 한다.
내가 먼저 사과 하려니 쑥스러워 설겆이를 하는척 하면서 ..
""복달아...아래는 미안했데이..내가 니가 편하고 널 믿길래 짜증도 내고 그런것 같다. 미안타..내가 네게 퍼분말들 가슴에 담아 넣지말거라..""
컴퓨터 앞에서 앉아 있던 아들도 화면만 응시한채 """응..."""
나는 아들에게 사과의 뜻으로 서비스 차원에서 맛사지 반죽을 하기 시작 했다
분말 황토에 꿀 한스푼 우유 한스푼 녹차물 약간을 넣고 개여 붓으로 아들에 얼굴에 발라주고 내 얼굴에도 바르고 나니 그제야 모자지간에 어색함이 옅어지는 분위기다.
**아들아..미안타..
니가 편하다고
니가 성격 좋다고 마구마구 휘둘러서 미안테이..
다신 그러지않을게..널 존중하고 상처주는 말은 가급적 삼가할께..**
팩을 씻어내며 개수구에 미안함을 흘려 보내고 나니.
아들과 내 얼굴이 뽀야니 맛사지발을 받아 반짝 빛이나고 두 모자는 서로에게 더 가까와 짐을 느꼈다면 참는것 만이 능사가 아닌 곪은 부분은 터트리고 쨀만하면 째서 도려 내는것도 어쩌면 그것도 개안은 방법이 아닐까?
단.골이 생기지 않은 정도의 부딪침이라면..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