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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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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키워야 하나요?


BY 쟈스민 2001-07-13

어느새 아이들이 잠자리에 들 시간....

퇴근하고 무엇이 그리 바쁜지 이리 저리 왔다 갔다 하다 보니

엉덩이 붙일 시간은 없다.

이제 그만 자야지... 하는 엄마의 말에도 불구하고

둘째 딸아이는 숫자 공부 책을 펼치고

도통 자려 들지 않는다.

올해 7살된 아이인데 통통하고, 아무거나 잘 먹고, 까탈스럽지 않고

양보심도 많다.

그런데, 오늘은 늦게 공부까지...

하며 내심 기특한 눈으로 그래, 엄마하고 같이 해 보자 하며

마주앉았는데,,,,,

아니 왠일?... 더하기, 빼기를 그리도 어렵게 받아들이고 있었다.

차근 차근 나즈막한 목소리로 한껏 감정을 가라앉히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을 한다고 나름대로는 애를 썼다.

일곱번에 걸쳐 같은 내용을 설명하고,,,

빨래를 널러 베란다에 나간다.

다 널고 돌아와 보니 아직도 그 아이는

한문제도 풀지 않고 그 자리를 맴돌고 있었다.

손가락을 우물 쭈물 하며, 입으로는 뭐라고 중얼 거리면서....

그 모습에 막 속이 터졌다.

하지만 참아야 하지.... 이런 마음으로 치밀어 오르는 화를

애써 삼켰다.

다시 설명에 들어 갔다. 가장 쉬운 방법일 거라는 단정하에......

그런데 아이의 눈높이에는 영 맞지 않는 어려운 방법이었나...

도무지 이해를 못했다.

시간은 어느덧 1시를 향해 치닷고, 잠은 이미 저만치 달아나고...

속에서 열이 나고, 막 더워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숨석인 자조의 목소리로 혼자 앉아

푸념을 늘어 놓는다.

아이는 몹시도 속이 상했는지, 그저 울기만 했다.

일단 달래서 그냥 재웠다.

난 생각했다.

"1등을 하라는게 아닌데,,, 최고가 되라는 건 아닌데,,,

그냥 아이가 쉽고 재미있게 받아들였으면 하는 바램이었는데

그게 되질 않고 있구나.

어쩌지... 큰 아이는 4살때 부터 숫자 개념을 빨리도 받아들이더구만....

누굴 닮아 이 모양이지?

내 유년의 기억을 막 더듬으며 머릿속은 온통 혼돈 그 자체....

직장 다닌다고 너무 안일하게 믿고 선생님께 모두 맏기고 산 건

아닌가, 아이에게 너무 모든 것을 내맡겨 버린 건 아닌 가

등등의 생각이 잠못 이루는 밤으로 나를 몰고 갔다.

이 녀석은 생전 까탈을 부릴 줄도 모르고, 투정이란 없는 녀석이다.

늘 둥글 둥글한 녀석이라 성격좋다고 엄마에게 칭찬도 많이 듣는 아이인데...

하긴 지금 숫자 공부 좀 늦게 받아들인다고

뭐 그리 큰일이 나겠는가마는

엄마에겐 왠지 그게 그렇지가 않은 걸 보니

나도 속물 엄마인가, 어쩔수 없는.....

언젠가 그 녀석은 미술공부가 하고 싶다고 스스로 의견을 말하던

녀석.... 피아노가 처음엔 어렵더니 자꾸 재미있어 진다고 말하던

녀석인데....

몇 번 들은 음악을 건반으로 정확히 멜로디를 치는 아이인데...

노래도 참 잘 하고....

오늘 그 녀석의 고개는 푹 수그려져 들지를 못한다.

엄마인 내 스스로가 아이를 그렇게 만들고 마는 걸까?

정말 어떻게 지도를 해야 아이가 흥미있게 숫자 셈을 익힐 수 있을까.

출근을 해서도 머리속은 온통 그 생각뿐이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고 누군가는 이야기 했지...

그런말이라도 막 스스로 위안을 삼고 싶어 조바심이 났다.


선생님께 전화를 해서 이런 엄마의 마음을 전해 보고...

도움도 청해 보고, 앞으로 많이 노력해야 됨을 확인해 준다.

내 스스로에게


이젠, 청소를 하루 미루는 한이 있어도

내 아이와 하루의 시간중 얼마를 꼭 마주 앉는 시간에 할애해야 될 것 같다.

일도 해야 하고, 살림도 잘 해야 하고, 아이도 카르쳐야 하고, 아내노릇, 며느리 노릇....

왜 이리도 해야 할일은 많은 건지...

수퍼우먼 노릇도 해가 갈수록 어려워 지기만 한다.

무엇을 배우는 건 시간이 갈수록 자꾸 쉬워 지는데

살아가는 건 왜 살면 살수록 자꾸 어려워 지기만 하는지


숫자 셈이 어려운 우리 둘째 녀석이나,

살면 살수록 어려운 이 엄마나

다 마찬가지의 고민을 끌어 안고 살고 있으니....


어렵다.

마냥 기다려 주는 엄마가 되기도,

그렇다고 옆에서 막 채근하는 엄마가 되기도,

모든게 어렵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