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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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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보며-1


BY 인하우스 2003-09-10

딩동~

우리집 큰 애가 만 41개월에 접어든 요즈음..

동네에서 눈인사만 나눈 애기엄마가 자기집에 놀러오라고 한다. 나 포함해서 5명의 엄마들이 모여서 점심을 함께 했다. 집주인의 큰딸은 만 4살..오후2시가 넘어서 유치원미니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고, 도착하기 수어분전에 학습지 선생님이 들어오셨다가 ..낯선 엄마들이 많은 것을 보고 밖에서 기다리셨다.

이런 광경들이..큰애와 작은 애 둘다를 집에서 그것도..남편이 퇴근 할때 까지는 혼자인 나는 예사롭게 보이지 않았다.  교육환경이 보인 것이다.

 

어제밤 남편에게..저녁상을 물리고.."큰애가 미술에 관심이 많은데. 그쪽으로 교육을 좀 시켜볼까요" 하고 넌지지 물었다. 남편은 "내가 왜 시골분교를 찾아서 ...앞으로 애들을 보낼려고 하는지 아냐?? 내가 말이야!! ""  "국민학교를 (1970년대 이전입니다) 입학하기 전에 누나들, 형들 틈에서 한글 다 떼고, ...또 구구단을 줄줄 외우고 "  십자리수 곱하기 십자리수를 암산으로 해냈던 남편은 국민학교에 다니게 되면서  공부시간이 흥미를 떠나서..늘 지겨웠다고 회상하면서 .. 타고난 성격이 의협심이 강한데다가 장난기가 유별나게 많아서 친구와 다툼이 생기면 , 불같은 성격으로 주먹이 먼저 나가서 동네 엄마들한테 찍~혔구..게다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스스로 밀어낸 이유가 한글을 다 떼고 산수를 터득하고  학교에 갔기 때문이라고 ...

그러면서 "너는 잘 들어라.."  제 눈을 똑똑히 보고 "12년동안 공교육만을 접하고..아이가 간절히 원하거든 그때 사교육은 필요하다. 예체능과 같은 공교육으로 받을 수 없는 것이면 또 몰라."  "한참 집에서 , 또는 또래동무들과 넘어지고..또 놀다가 무릎도 깨지고 다쳐가면서..안전을 배우고 해야 할 나이에 선생님 앞에 앉혀놓는다고 해서 그게 되겠냐구"

 

"나는..말야..잘들어..여기 시골에 이사와서..아이들이 자연에서 호연지기를 더 배우고. 팔과 다리에 근육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을 원해.." "나중에 고등학교에 들어가서 정작 공부를 해야 할 때.. 사흘 밤을 새우고도 쓰러지지 않을 체력을 지금 키우는 거야.."  "그러니 엄마는 잘 먹이고 ..애들 잘 놀 수 있게 안전하게 잘 돌봐주고.."  "알겠지..."

 

마음속에 강하게 내려앉는 남편의 말들입니다. 전요..처음에 큰애가 미술을 잘 하는 것 같다고 대화를 시작하면서..얘기의 흐름이 제 쪽으로 오고 있구나.. 내심 마음이 앞서 가고 있었어요. 그러나 오랫동안 대화를 나누면서 ..먼 안목으로  조바심 내지 않고 미래를 설계하고 있는 남편을 대하니 많이 부끄러워 졌습니다.

 

2003-09-09 늦은 밤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