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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 2개


BY 바늘 2003-09-07

엄마~지금 어디야?

 

응 마을버스 타려고하는데~

 

너는 지금 어디있어?

 

응 엄마 시장입구에 있는데~

 

아~~ 그러니 그럼 너 거기서 좀 기다려라 엄마가 곧 도착할거야~

 

그렇게 고3바쁜 딸아이와 저녁 시간이 조금 넘은 밤시간에 갑작스런 데이트를~

 

얼마 전부터 작은게를 튀겨서 양념에 버무린것이 먹고 싶다했는데 눈에 보이기에 얼른 봉지에 담았습니다.

 

서울대 고시원이 주변에 많은 지역이라 시장통은 언제나 그날 그날 소비되는 싱싱한 먹거리가 풍성한곳입니다.

 

가격역시 도매시장 처럼 저렴하고 항시 가게마다  좌판에는 프라스틱 바구니에 천원 이천원 삼천원 단위로 야채나 과일을 담아 손님을 기다립니다.

 

그런 평범의 모습이 딸아이와 모처럼의  데이트라 그런가 소중하고 푸근하게 다가왔습니다.

 

딸아이는 탐스런 고구마가 보이자  엄마~우리 저거 쪄먹자~

 

그래 그러자~

 

간단하게 전자레인지에 돌리자고 하니 딸아이는 그러면 고구마에  수분이 너무 말라 퍽퍽하다고 쪄먹어야 한다하고 학원에 가기전 집에 들렀다가 배가고파 김치 볶음밥을 해먹었는데 엄마가 해준것과 뭐가 다른지 맛이 없더란 이야기도 조잘 조잘~

 

작고 사소한 일상에서 느끼는 행복감!

 

떡볶이 가게에는 네모진 넓다란 팬에 먹음직스레 듬성 썰어 넣은 푸른 대파와 어울어진 고추장 떡볶이가 자글거리고 그옆에 튀김옷을 입힌 오징어가  맛나게 가즈런히 튀겨져있었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맛살,송편모양으로 생긴 만두,잡채를 넣은 김말이,어묵,각종야채 양파,감자,당근을 채로 썰어 튀긴 야채튀김,고구마만 어슷썰어 튀긴 고구마튀김~

 

종류도 많기도 하여라~~

 

딸아이는 떡볶기에 그런 각종의 튀김을 버므려 먹는게 맛나다면서 종종 퇴근길 이 엄마에게 SOS를 날립니다.

 

아 그리고 한가지 빠졌네요 삶은 달걀 그걸 또 그 떡볶기에 추가로 넣더군요 ㅎㅎ

 

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전 그 맛나게 먹는 모습을 보고 맛있니? 그렇게 떡볶기가 맛나니?

 

딸아이는 얼마나 맛있는데 자아~~엄마도 먹어봐~~

 

아 ~난 싫어~~싫다

 

자꾸 권하는 딸아이가 민망할까 싶어 오징어 튀김만 두어개 오물 오물~

 

백화점에서 느끼는 깔끔한 규격은 없어도 재래시장은 고향처럼 푸근하고 정겹습니다.

 

다음주면 한가위 명절 추석이라 손님으로 넘쳐질 떡가게 앞을 지나고 여러종류의 화장품을 종합으로 파는 종합 화장품 가게를 지나고 오리와 닭발까지 판매하는 닭집도 지나고 가죽처럼 보이는 가방과  버버리와 닥스무늬 모양 핸드백 주렁이게 걸려진 가방가게도 지나고 그렇게 딸아이와 밤시장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고구마 한봉지 양념 게 튀김 한봉지 그렇게 달랑 달랑 들고 마을 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면서

수시모집에 자기가 지원한과에 몇명이 지원했는지 어떤친구는 어디에 원서를 넣을거며 서울대는 미달학과가 어디였다는둥 조잘 조잘~~

 

늦은 시간 딸과 이 엄마는 토실한 밤고구마 쪄서 두개씩 나눠 먹으면서

정말 맛있다 맛있다~~

 

그치?

 

그치?

 

고구마 2개로 행복한 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