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 만난 남자. 설레임에 시린 볼에도 미소 짓던 나.
봄에 다시 만났을때 우린 연인이 되었다.
무책임한 연인-그
철없는 연인-나
나는 내 사랑에 마냥 행복해하면서 좀더 그의 사랑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의 사랑은 전부 나의 것이 될 수 없었다.
그의 사랑을 필요로 하는 다른 사람들이 있었기에.
난 알면서 인정하는게 싫었고, 그는 나에게 시달렸다.
나도 힘들다고, 이런건 싫다고, 난 울었고 그는 그저 침묵만...
행복했던 여름이 지나고 가을을 지나 추워지기 시작하던 무렵,
새벽에 울리던 삐삐. '지금 나올 수 있냐고...
좋지만 싫은척 튕기다 새벽 4시에 그를 만났다.
마지막 키스, 나와줘서 고맙다고.
뒤돌아서서 다시 회사로 가던 그의 뒷모습. 마지막 그의 모습.
지금도 그 어깨가, 이발못한 머리카락들이 그려진다.
9월이 시작되고 끝나고, 10월, 11월이 오면 겨울비가 내리겠지.
나의 겨울을 슬프고 애타게 만들었던 남자,
이번 경루비에도 난 그를 그리는 화가가 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