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받던 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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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의 칩거해 있는 내가
혼자서 잠깐이라도 나가려면
울~강쥐 거의 넘어갑니다.
누가 들으면 개 잡는 줄 알겁니다.
비명을 내지르고 풀쩍대며 정신을 쑤~욱 빼논다니까요.
(으이그~ 내가 개를 기르는 것이 아니라.. 개를 뫼시고 사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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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뫼시고 가라는 듯이
빨간 외출가방에 들어 앉아서
호기심 찬 눈으로 주위를 뚤레 뚤레 봅니다.
그러지 않아도//
으찌.. 그리 자연스럽지 않게..말 거는 사람이 많은지
성가신 맘조차 거추장스러워.. 적당히 시선 거두려는 내게
이 강쥐는 대변인 노릇까지 하게 합니다.
"내 니 시다바리까지는 어찌 하고 있으나.. 대변인 노릇은 노 땡큐~"다.
어깨에 매면 시선이 몰리기 쉬우니
후훗..팔을 쭈욱 아래로 내리고 기냥 들고 갔지요.
(울 강쥐는 절 관심받지 못하게 아래로 내렸다고.. 홀대한다고..
쏙으로 서운해 할지도 모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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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뜨~악..한 일입니다.
약속한 명동 그 건물의 앞거리를
어인 카메라 맨.. 두 싸나이들이 점령을 하고 있네여.
그들 앞에 훠언하게 뻥 뚫린 길을..
걸어간다는 것은 생각만해도 여간 고역이 아닙디다.
머얼~ 찍겠다고 꼬옥.. 그 시간에 그 장소앞에다
카메라를 들이대고 있는지..ㅠㅠ
싫으면 피해서 간다지만..
약속한 곳이니 피할 수도 없네요..
속으로는 우연이 아닌것 같은 휠이 꼿혀
불유쾌한 감정이 일렁이지만
달리 어쩜니까.. 참아야지~
하지만..
대상이 자신이라는 직감이 올 때..
전혀 찍혀주고 싶지 않을 땐
어째야 하나요~~.. (난 싸움에도 서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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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핏.. 밖을 보니
아까 그이들이 내가 있는 곳으로
카메라를 향하고 있는 겁니다.
문득.. 동물의 세계에서
클로즈업시켜 포착되는 짐승의 눈이 떠오르데요.
렌즈를 향해 주먹을 불끈 쥐면서
기분나빠 한다는 것을 보여주었지요..
그래도 방향을 돌리지 않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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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열고 그대로 그들에게 직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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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상권 침해하는 것 아닙니까..
아까.. 내가 저 곳을 가려 할 때
그 앞길을 찍고 있기에
조금 비켜 걷다 들어갔는데
지금은 이 쪽으로 와서 저 안에다 렌즈를 향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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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곡을 찌르니 그들은 비시시 웃더군요.
지금 무엇을 찍고 있습니까..(대답을 못합니다)
-나를 찍은게 아니라고만 합니다.
-썬캡을 썻는데.. 자기네는 모자쓴 사람은
찍지 않는 답니다.
(이 뉘앙스는.. 오히려 썬캡 쓴 내가 이상한 사람입니다.)
아니라는데.. 더 이상 필름을 확인할 수도 없고
촬영되는 것을 거부하는 의사를 표하고
되돌아오려는 순간..
그 카메라 돌리지 않은채로 계속 찍겠다는 듯이 다시 눈을 댑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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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촬영거부할 때 그 렌즈에 손바닥으로 막는 자세를 취하지요..??
반사적으로 손에 들고 있는 손수건으로 막는 시늉을 하고
되돌아 오는데..
아줌마.. 아줌마하고 불러 제끼는 거예요.
돌아보고 싶지도 않았어요.
카메라도 의식되고..
약간은 장난기가 묻어 있는 줄 알았는데..
갑자기..
"야!..너 이리와~"하고 버럭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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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놀라 어이가 없더군요.
얼굴은 시뻘겋게 달아오르고..
부르는데 왜 그냥 가냐는 겁니다.
(내가 저한테 빚이라도 졌습니까.. 냉큼 돌아서주게..)
이 렌즈가 얼마짜린지 알기나 하냐고~
(으~그래.. 내 행색에 이런 렌즈를 어딜..
만지려 하느냐는 의미렸다..내가 어린애고 이게 장난감이냐??
내가 일없이 뭐하러 만지냐..)
얼마인지를 자꾸 자꾸 강조하더군요.
겁주려는 듯이..
내가 기분이 상했는지 아닌지는 전혀 상관도 없습니다.
사실.. 그 때 내가 왜 그런 모션를 취했는지 듣고서
오히려 미안해 했어야 할 그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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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한다는 말이..
"내가 손수건으로 가렸지 만졌느냐.." 하면서
"그래서.. 어디 기스났나요??" 하니까..
함부로 만지면 안된다고.. 훈시하듯 목소리에 힘을 넣습니다.
닭대가리처럼.. 원인제공 한것은 생각치 않고
고가품인 것만 계속 중언부언합니다.
물론 그게 밥줄일텐데... 왜 안 중요하겠습니까..
중고품 몇만원에서 고가의 몇천만원이 되든지간에
가격에 불문하고 그 사람 직업의 도구인데..
(평소대로라면.. 다치게 될새라 오히려 내쪽에서 조심해 줄터인데..)
그런데 정작 내가 충격을 먹은 것은..
그의 반응이였습니다.
나를 무지랭이 취급하다가
내가 정색을 하고
"아줌마라 해도 돌아보지 않으니
그래서 야!.. 이리 와라고 고함쳤어요??"하니까..
화들짝 놀라면서
됐다고.. 빨리 가라고 하는 거예요.
(뭐 잘못 밟은 얼굴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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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얼굴을 보니
더 이상 내도 말하고픈 의욕이 따악 없어지대요.
이래서 사람들이 왁~왁~대면서 살아지나 보다..
궁지에 몰리면 말꼬리라도 잡고 게기려 드는 걸로..
오인도 하고.. 자신들도 그러면서..
이런 직업을 가지다보면
수시로 티격태격할 일도 많이 겪었을 터이지만..
정작.. 자신이 신경써야 할 직업적인 예의는 도외시하고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자
사과는 커녕.. 일순간 일이 커질까봐 경직되어
어서.. 눈 앞에서 사라지기를 요구하는
그 알량한 비열함 앞에서
내가 초라해지는 것이 아니라
상대가 한 없이 가볍게 보입디다.
그 비싼 카메라 이왕이면 이 사회와 사람사이에 일익하는
값어치 있는 일에 요긴하게 쓰이기를 바라고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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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생각될 수록 못다한 말이
치밀고 올라왔지만..
복잡한 얼굴로.. 발길을 돌리고 말았었지요..
백주대낮에 술취한 주정뱅이도 아닌
멀쩡한 청년에게
폭언(하대하는 반말)을 들었으면서도
할큄질 당한 모욕스러움은
나의 잘못이 아니었기에 스스로 탈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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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의 시선에 매도당할까.. 소심해 하지 않고
화에 못이겨.. 똑같이 욕되는 말로 갚지도 않고
떨지않고.. 해야 할 말을 했다는 것..
단지 그들이
상황을 인정할 겨를이 없이..
기만을 했을 뿐이지만..(피차 소통이 안되어)
일 끝나고 포장마차에서라도
술 한잔 걸치면서 낮의 일에 대해
누군가와 대화하면서..
자신들의 실수(잘못)를 그때까지도 못 느낀다면..
그들의 직업근성에 휴머니즘이 몇프로 결핍되어 있다고 보아야 겠지요..
요즘.. 페미니즘이 토론되고 있네요.
전 그렇게 생각합니다.
휴머니즘을 중요시 여기면
페미니즘은 그 안에 저절로 수용될 수 있다고..
인간에 대한 존엄이.. 제 목소리를 못 내면
그 안에서 인권에 대해 부르짖어야 하는
남자와 여자.. 각 개별의 목소리만 있을뿐입니다.
(이 글을 읽고 악동같은 호기심 발동걸릴 사람 있을지도~~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