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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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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의 나를 찾아서(1)


BY 하늘 꿈 2003-09-01

어느틈에 나도 두 딸의 엄마가 되어

나의 아이들의 커가는 모습속에서 난 어땠을까 종종 궁금해 질때가 있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나는 어릴적의 기억이 없다.

보통은 5살, 더 어릴적도 기억이 난다고들 하던데

나는 도무지하고 국민학교때 일도 드문드문 떠오를 뿐이다.

 

어릴적 나는 시골에서 자랐다.

3살때부터 청도군 각북면 남산

친가에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지아(막내 삼촌)랑 그렇게 4명이서 살았다.

이렇게 살게 된데는

내가 알고있기로는

밑으로 남동생을 낳고, 구멍가게를 하는 엄마가 힘이 들어서

나를 시골에 맡긴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얼마전, 아빠로 부터 새로운 진실을 알게 됐다.

내가 태어나고

 대구에 사는 우리집에 할아버지가 오셔서는 젖땐후 부터는

나를 데리고 가서 보름씩 지내다가 다시 대구 집에 데려다 놓으면,

며칠 지나지 않아 할머니가 오셔서 며칠 후에 나를 데리고 또 시골에 가시고,

또 엄마가 나 데리러 시골와서 대구 집에 와있으면

다시 할아버지가 오시고.....

그리고 더 웃긴 것은 내가, 그 어린아기가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오시면

따라갈 준비를 하고 있다가 냉큼 따라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아예 할아버지, 할머니가 키우기로 하셨단다.

아빠 말씀에 의하면

"니가 울거나, 떼를 쓰고 안따라 갈려고 하면 어른들도 널 안데리고 갔을텐데

니가 앞서서 따라가니, 엄마나 나는 서운해도 할 수 없이 보냈다 아이가....."

 

"한번씩 너거 엄마가 촌에 가면 건빵만 달랑 받아 달아나 버리니

너거 엄마는 촌에 갔다오면 섭섭해서 울었다 아이가..."

 

그래도, 나는 기억이 없다.

국민학교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얼굴도.

할아버지와 함께 버스를 타고 그 긴 여정이었던 집으로의 여행도,

장에도 함께 가고, 산에도 갔던,

밥먹고 국먹고, 함께 잤던 기억들이 하나도 없다.

오로지 기억나는 거라곤 돌아가시기 전 병상에서 나를 찾던 소리

"선아, 밥 묵었나, "

둘러 앉은 고모들이며, 고모부, 삼촌, 아빠 사이로 가만히 가서

할아버지 옆에 누웠던 기억,

돌아 가신 후 상여가 나갈  때

관위에 올라타고는 엉엉 울었던 기억밖에는

할아버지에 관한 기억이 하나도 없다.

 

또 하나,

유난히 울보였던 나를 ,

울었다 하면 고함치며 혼내시던 그 천둥같은 할아버지 소리 "시끄럽다, 어디서 우노!!!!"

 

다시는 돌아가지  못할 유년의 기억이 나는 너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