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분이나 컨디션에 따라 남편을 부르는 호칭이 달라진다.
내가 원하는것을 사줄때나 들어줄때는 입옆에 기분좋을때만 생기는 보조개를
패이면서 살짝 팔짱을 끼고 서방니임~~^^* 하고
깊숙히 파묻힌 사람심리를 슬슬 파헤치면서
목사님처럼 설교를 늘어놓을때는 목사님~~
옛날 여자들은 어땠는데 요즘 여자들은 어떻다는등
순종의 미덕을 들춰내며 유교냄새 풀풀 풍길때는 조선인~~
분위기 좋은데 데리고가서 맛있는거 사줄때는
자기 ~~
아프다는데도 들은체도 않고
배고프다고 보챌때는 눈을 흘기면서
서방님의 반대 동방님~~ 더 미워지면 똥방님~~
쓰던물건을 제자리에 갖다놓지않고 어지를때는 여보의 반대 보여~~
슬그머니 다가와서 껴안고
영화찍는척 모션을 잡을때는 주책바가지~~
분명 물받치는 그릇 하나 갖다줬건만
엉뚱한데다 물흘리고 수박먹을때는 할아버엄~~
90k가 넘는 육중한 거구가
뭐든 먹고싶어 안달할때는 살빼 뚱보님~~
이렇게 그때 그때 상황과
분위기와 기분에 따라 카멜레온처럼 호칭을 바꿔쓴다.
나열했다시피 서방님과 자기만 빼면
별루 듣기좋은 호칭이 아니어서 때론 눈치를 봐가면서
폭탄이 터지지 않게 하려고 나름대로
조심하면서 써먹곤한다.
그런데 어제 어제말이다.
사업을 하는 그인지라 맨날 늦고
허구한날 외박이고 (자기딴에 합리적인 이유를 들먹이며)
또 아니들어온다.
홀로 뒹굴며 자다가 깨어서 미처 떠지지도 않는
눈을 비비면서 시계를 보니 이구우~
심야라는 말이 맞는 두시가 넘고 있었다.
내 오늘은 이 웬순진 은인인지
가만 놔두나 봐라
눈부신 조명아래서 찡그린 눈으로
전화번호를 꼬박 꼬박 눌러서
신호음을 보냈다.
한참 있다가 그가 고즈넉한 음성으로 전화를 받는다.
"지금이 몇신데 아직 안들어오고 뭐해?"
" 응 손님접대중이야 "
"그눔의 손님접대는 뭔 손님접대 지금당장 들어와 이 웬수야"
교양이고 예의고 다 팽개쳐 버리고 소릴 꽥 질렀다.
기가막힌지 저쪽이 조용하더니 말없이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햐!! 이거 첨한번 참다 참다 인내심 한계를 느껴 소리는 질러봤는데 ,
뒷감당을 어떻게 해얄지 정말 걱정이 밀려오네.
이런 저런 고민과 대책으로 뒤척이다가 잠이 들어서 아침을 맞았는데
언제 들어왔는지 신랑아닌 구랑이 옆에서 자고있네.
허!! 어제의 무교양과 무절제를 어떻게 감당한다?
클났다.
우선 술을 마셨으니 엊그제 사다놓은 북어로 시원하고 얼큰하게
해장국을 끓여야지.
그래 그걸 먹이면서 괜히 실실 어깨도 만져보고
굵은 팔뚝도 만져보고 스킨십을 해봐야지 그래 그게 약발이 맞을거야
드뎌 울 구랑 일어났다.
역시 표정이 구겨져있다.
"자기야 이리와봐 어제 술 많이 마셨지이
이거 먹어봐 금방 풀릴거야
자갸 왠술을 그리 많이 마셔 응 ?"
갖은 교태를 연출하며 그의 반응을 본다.
"담에 한번 더 그랬단봐라
뭐야 여자가 손님하고 앉았는데 얼마나 민망하던지......"
아휴 ~~
"그래 그래 자갸 얼른 먹어 응 "
ㅎㅎㅎ
그래 여잔 그저
불리할땐 애교 그거 하나만 무기로 삼으면 해결안될게 없다니까
화성남자 금성여자를 쓴 존그레이 박사가 말했듯이
남자의 동굴
여자의 우물
그걸 헤집지 않는 지혜가
우리네 생활에 따스하게 스며든다면
싸움도 폭력도 없어지리.
모두가 화성남자 금성여자의 원리를
파악하면서 부부간의 쟁점들을
지혜롭고 따스하게 실천하며 살았으면 좋겠다.
어휴 겨우 모면하구 나니 한숨이 나오네 힘들어서 쿠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