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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사전 동의 없이 식기세척기를 구입하여 분노한 남편 사건을 보며 이 부부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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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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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이자 마지막인 호사스러움


BY 다정 2002-07-23

갑자기 찾은 사진인지 흑백의 얼굴은
너무 쓸쓸하고 공허로웠다.
형님의 얼굴은 주위에 있는
국화 장식의 화려함 때문에 더 초라하게 보여 지고
고모는 제일 비싼 것으로 장식 했다고
그것만이 그녀를 위한 최선임을 거듭 말하지만....
채 성년도 되지 않은 두아인 반틈 넋이 나가서
맞은 편에서 음식을 먹는 사람들의 불룩한
입 모양새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애끓는 울음만이 엄마의 죽음을 상기 시키고 있었다.

쉬는 날도 없었던 농사일
그저 농한기 때에 동네 계모임으로 가는 놀이가 유일한 낙.
둘째 딸아이 생일이라고 병상에서도 학교로 케?揚?보내고
그만큼이나 애틋했던 형님의 자식 사랑
한달여 남짓한 병상 생활이
형님의 생애에서 제일 한가롭고 여유스러웠단 그 말에
같은 여자로서 분노마저 듦이......

날아갈듯한 하얀 비단 옷자락,
곱게 빗어 넘긴 마지막 얼굴은 왜 이리 맑고 투명한지
ㅡ동서,,왔어??
금방이라도 일어 나서 그럴것만 같은 얇은 입술이 파리함만 더하고
꼭꼭 싸매지는 그녀의 가느란 몸매가 이별을 알리고만 있었다.

시댁의 선산을 상여꾼들의 애끓는 소리와 함께
힘겹게 올라가는
꽃,상,여
처절하게 장식한 그 상여가
사십 육년만에 그녀 삶의 처음이자 마지막인
호사스러움이 될 줄이야...

인연의 한 모서리를 이젠 접어야 하나 보다
남은 자들은 또다시 생의 바퀴속으로 달려야 하고
가물거리는 기억으로 그 모든 것을 아프게 추억하며
함께 하는 것만으로 그 몫을 다해야만 하는
모순된 나날들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