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와 보니 모두들 좋은글로 여전히 가득차 있는 이곳이 사랑스럽습니다.
한동안 하는일 없이 바뻐서 자주 들르지 못했습니다.
지난 5월 5일 어린이날에는 초등학교 커플이 결혼을 하는 바람에 눈치잔뜩 봐가며 결혼식에 참석을 했습니다. "어린이날 에미가 나가니 에미없는 애들갔겄네"하시던 시어머님의 잔소리 아닌 잔소리가 뒤통수를 찔렀지만, 나의 자상한 남편덕에 마음 푹 놓고 예식장으로 갔습니다.
어린이날 챙겨 주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미안했지만 간만에 동창들을 만나서 너무 즐겁게 놀다 왔습니다.
햇살이 아주 따갑지 않아서 아주 지내기 좋은 날 결혼을 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해본 결혼이지만 오랜만에 보는 결혼식이라서 그런지 무척 새삼스러 웠습니다. 부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너희들도 삶과의 전쟁이 시작되었구나 싶었습니다.
이제 생각해 보면 결혼하기전의 나는 지금의 나에 비하면 아무것도아닌 그저 나 일 뿐이니까요. 결혼을 하면서 부터 한 남자의 부인으로,한집안의 며느리로, 아이들의 엄마로... 정말이지 어느것도 반갑지 않을때가 많더군요.
친구 결혼식을 뒤편에 서서 지긋이 바라보다 보니 갖은 생각이 떠오르더라구요.
말이 피로연이지 거의 초등학교 동창회 같았던 피로연을 난 아줌마라는 이유로, 사실은 아이들이 눈에 밟혀서 일찍 나왔습니다.
멀리서 온 친구들과 오랜만에 만나서 제대로 이야기도 못하고 나오다 보니 이럴때 혼자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불량스럽게 떠오르곤 했습니다.
집에오니 엄마을 반갑게 맞이하는 아이들이 병원에 다녀온다고 했던것을 기억해 "엄마 이제는 괜챦아?" 하던 큰아들의 걱정스런 눈빛이 나를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오늘은 어버이날.
정말이지 제일 걱정했던 선물을 봉투로 해결하고야 말았습니다.
성의 없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실거예요. 하지만 그건 우리집 사정을 잘 모르시는 분들 말씀.
결혼해서 5년동안 갖은 선물 다 해보았지만, 항상, 매년, 선물은 교환 되었었고, 환불도 해 보았습니다.
취향이 두분다 얼마나 까다로우신지 맞출 수가 없습니다. 남편 위로 누님이 3분 계시는데 여태껏 선물 하시는걸 본적이 없습니다. 그건 이제야 이해가 되는 일입니다.
꽃과 봉투 이것이 이번 어버이날의 선물입니다.
저는 무척이나 가슴이 아픕니다. 시부모님과 같이 살아도 맞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아서 제가 맞춰가며 살지만 (물론 부모님도 마찬가지겠지만) 정말 시부모님은 어렵습니다.
이 땅의 모든 주부님들의 공통점 이겠지요.
정말 오늘 어버이날 주부님들 고생 많으셨다고 마음으로 상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